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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트럼프가 아이같다고? 어린이에 대한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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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7세 아이 같아" NYT 칼럼에

심리학자들 "틀린 비유" 반박 이어져

"4살짜리도 이타심, 공감 능력 가져

트럼프가 아이 같았다면 더 나을듯"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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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어린이와 비교해서 아이들을 모욕하지 마라” “4살짜리도 트럼프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어린이에 비유한 데이비드 브룩스의 뉴욕타임스(NYT) 칼럼이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의 미성숙함을 꼬집기 위해 어린 아이와 비교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저명한 심리학자들은 NYT에 트럼프와 어린이를 비교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문제가 된 브룩스의 칼럼 제목은 ‘어린이가 세계를 이끌고 있는 시대’. 이 칼럼에서 브룩스는 “일련의 인터뷰를 봤을 때 트럼프는 소아병자다”라고 단언했다. 그가 지적한 트럼프의 미성숙한 특질은 크게 세 가지다.

“대부분의 성인들이 차분히 있을 수 있지만, 트럼프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7세 어린이 같다”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외부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성인은 상대의 미묘한 생각을 이해하는 법을 아는데 트럼프에겐 긍정과 부정뿐이다”

브룩스는 트럼프가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기밀 정보를 누설한 것 역시 미성숙하기 때문에 저지른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가) 나쁜 목적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부주의하고 충동을 조절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7살 어린이 같아서 기밀을 누설했다”고 주장했다.

칼럼이 게재된 지 이틀만인 18일 이에 반박하는 독자편지가 NYT에 실렸다. 발신자는 발달심리학자인 미 매사추세츠주 클라크 대학의 제프리 젠슨 아네트 교수와 르네 아네트 젠슨 교수. 이들은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고, 끊임없는 인정을 요구하지도 않으며, 공감 능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와 비교하는 것은 아이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묘사에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20일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심리학 교수 앨리슨 고프닉이 반박 칼럼을 기고했다. ‘4살짜리도 트럼프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이었다. 고프닉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가 어린이 같다는 비유가 자주 사용되는데, 근본적으로 틀린 비유”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4살 어린이는 진실에 관심을 기울이고,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며 “특히 자신이 아는 것과 반대되는 것엔 더욱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신의 생각과 충돌하는 것에는 아예 집중하기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또 “4살짜리도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는데, 트럼프는 자신의 허풍과 현실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프닉 교수는 “4살짜리는 이타심과 공감능력을 갖고 있으며 강한 도덕성을 지녔고 사회적 규범에 민감하다”며 자신의 연구를 근거로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대통령, 특히 훌륭한 대통령은 오히려 어린이의 특질을 지니고 있다”며 “호기심, 개방성, 타인에 대한 감수성이 그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아이 같아서 문제인 것이 아니라 “아이 같았다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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