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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무선 헤드셋, 사물인터넷 리모컨 역할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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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휩쓴 LG전자 ‘톤플러스’ 개발진

동아일보

17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만난 LG전자 무선 헤드셋 ‘톤플러스’ 개발, 특허 팀원들이 기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성욱 IPD 상품기획팀장, 남경수 개발팀 책임연구원, 이기연 사업운영팀 부장, 소종호 LG전자 특허센터 부장. LG전자 제공


“오늘 서울 날씨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만난 홍성욱 LG전자 IPD 상품기획1팀장(45)이 목에 손을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목에 건 무선 헤드셋 ‘톤플러스’가 또박또박한 소리로 기온과 기상을 읊어줬다. 대답을 한 건 구글의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AI가 탑재된 스마트폰과 헤드셋이 블루투스로 연동돼 손가락만 쓰면 답을 들을 수 있다. 홍 팀장은 매일 출근시간 운전할 때 환율과 카카오톡 메시지도 톤플러스로 체크한다.

홍 팀장은 “인공지능 비서는 언제든지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톤플러스가 지금까지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주목받았다면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엔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로서 전망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LG 톤플러스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무선 헤드셋 중 하나다. 2010년 6월 첫선을 보인 뒤 2015년 6월 1000만 대, 올 3월 2000만 대 판매고를 기록했고 무선 헤드셋이 가장 많이 팔리는 미국 시장에선 2014∼2016년 3년 연속 1위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무선 헤드셋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유선 헤드셋 시장을 앞질렀다. 무선 헤드셋 시장은 톤플러스처럼 목에 거는 넥밴드 타입, 귀에 꽂는 이어버드가 한 줄로 연결된 형태인 넥스트링, 아예 줄 없이 이어버드 두 개만 따로 있는 완전 무선 이어셋으로 구분된다.

톤플러스의 꾸준한 인기 비결은 끊임없는 제품 개발이다. 지속적인 음질 향상은 기본. 운동할 때 사용하기 편하도록 방수 기능을 탑재한 ‘액티브’, 외부 출력 스피커를 강화한 ‘톤스튜디오’ 등 사용자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을 내놨다. 무선 이어버드를 처음 적용한 ‘톤플러스 프리’도 22일 출시한다. 이 제품은 무선 이어버드를 넥밴드에 꽂아 충전하도록 설계됐다.

개발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넥밴드 헤드셋의 확장성이다. 웨어러블 AI 스피커 기능을 넘어 IoT 시대 기기에 내가 누군지 알려주는 ‘인증 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팀장은 “스마트홈 환경이 되면 연결 가전이 스스로 사용자를 인식하고 편하게 해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하는 기기만 차고 있으면 제품 앞에 서기만 해도 자주 보는 프로그램을 찾아주고(TV) 사야 할 음식 위치를 알려주고(냉장고) 사용자 연령에 맞게 온도를 자동 조절하는(에어컨) 시대가 곧 온다는 것이 개발팀의 설명이다. 남경수 개발팀 책임연구원(42)은 “통신, 센서 등 기술 표준화는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I 스피커,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중 누가 스마트홈 허브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이기연 IPD 사업운영팀 부장(54)은 “기술도 소비자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고객이 사용하기 편하고 소지하기 편한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웨어러블 기기에 ‘한 표’를 던졌다.

한편 제품 인기가 높아지면서 모조품도 활개를 치고 있다. 2014년부터 압수된 모조품만 4만여 개, 시가로 50억 원 수준. 올 초 미국에선 22개 모조품 판매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억600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소종호 LG전자 특허센터 부장(44)은 “소형 기기라 모조품 생산 라인이나 판매처를 잠깐 운영하고 금세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현장 적발이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과전압 차단 기능이 없는 모조품을 차에 걸어뒀다가 발화된 사건이 접수되기도 했다. LG전자는 단속과 특허 소송을 강화해 소비자 보호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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