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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4파전 압축…WD는 개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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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진영 셈법 복잡…6월에 사실상 3차 입찰 가능성도]

머니투데이

도시바/사진제공=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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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의 인수전 2차 입찰이 19일 진행됐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차 입찰에는 4진영이 참가했다.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한국 SK하이닉스 연합, 또다른 사모펀드인 KKR, 미국 반도체회사 브로드컴, 대만 홍하이정밀공정이다. 도시바메모리의 협력사인 웨스턴디지털(WD)은 입찰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WD가 제3자에의 매각에 반대해 입찰 자체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는 높은 가격을 써낸 기업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라 2차 입찰 마감 이후에도 인수전 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각 사의 셈법이 격렬하게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매수를 위해 연계하는 등 진영 꾸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응찰 진영들과 교섭하는 동시에 WD와 개별적으로 출자 교섭에 들어간다. 다음주에 WD의 스티브 밀리건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일본을 방문해 도시바 간부 들과의 논의할 전망이다. WD는 도시바와 함께 일본 욧카이치시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WD는 계약에 "제3자에의 매각은 명확하게 금지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WD는 지난 15일 도시바 메모리 매각 중지를 요구하는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신청했다.

WD는 욧카이치시 공장의 공동 운영 등 현 체제 유지를 원하고 있다. 다만 도시바가 비상사태인 점을 감안해 의결권이 없는 종류 주식 형태로 출자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WD가 단순 매수하면 각국의 독점금지법 저촉 여부 심사에 시간이 걸린다. 도시바 측이 매각 시한으로 삼고 있는 2018년 3월까지 매각이 완료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WD의 제시액은 1조 수천억엔 규모로, 도시바 측이 요구하는 2조엔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WD는 펀드 등과 함께 협의하면서 제안액을 올려갈 생각이다.

미국 사모 펀드인 베인캐피탈은 MBO(경영진이 참가하는 매수)를 제안했다. 베인이 도시바 메모리의 지분 51%를 출자하고, 나머지는 도시바 경영진과 도시바 등이 보유하는 형식이다. 인수 2년 뒤에는 상장을 시켜 독립성과 경영진의 지속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의 SK하이닉스도 연합에 참가해 자금 공급역할을 맡는다. SK하이닉스는 자금역에 그쳐 독점금지법 저촉을 피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브로드컴은 2조엔 규모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가격에 매각을 노리는 도시바와 거래 은행들에게는 브로드컴 안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사모 펀드인 KKR, 대만 홍하이 정밀공정도 응찰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계열인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도 참가 의향을 전달했다. 두 기구는 복잡한 정세를 지켜보면서 연합과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홍하이에 대해서는 일본정부가 기술유출 방지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도시바도 홍하이 제안의 실현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 다만 매수 제시액이 3조엔으로 알려지고 있어 도시바 주주 등이 정부, 경제산업성에 설명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2차 입찰은 마감했지만 도시바는 "계속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응찰 기업 측에는 "매수했다고 하더라도 강경한 WD과 협업을 해 나갈 수 있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시바는 제안 금액 뿐만 아니라 고용 유지, 욧카이치시 공장의 지속성 등에도 중점을 둬 각 진영의 제안 내용을 정밀조사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차 입찰의 마감 후에도 응찰 기업 측의 진영이 굳어지지 않아 사실상 3차 입찰을 6월에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며 "도시바 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도시바 메모리 매각 교섭은 앞으로도 복잡한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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