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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창업혁명, 플립을 허하라 ③] 일자리ㆍ세원 감소 논란은 부담, 스타트업은 “막연한 우려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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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정부가 스타트업의 ‘플립’(flipㆍ해외법인으로의 본사 전환) 지원에 소극적인 것은 이른바 ‘국부유출’ 논란 때문이다. “유망 스타트업이 본사를 해외로 옮길 경우 국내 일자리와 세원(稅源)이 줄어들게 되는데, 주식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실제 김재홍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고용이 해외로 나간다는 것, 또 양도세 감면이 부담스럽다는 것 때문에 중소기업청이 플립 장려에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의 정책 방향이 먼저 잡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 정부의 양도세 감면을 받아 해외로 진출한 스타트업이 미국 등 해외 정부에 세금을 내는 것은 이른바 ‘이중지원’이라는 이야기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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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장의 기업들은 “플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막연한 우려에 기초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스타트업의 플립은 조세회피나 재산축적, 생산기지 이전이 아니라 ‘해외투자 유치를 통한 고속성장’에 목적을 두고 있어 국내 수출 및 일자리 감소 영향을 미미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플립을 통해 해외투자를 유치한 이후 국내로 복귀(리버스 플립), 후배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등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긍정적인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플립 이후 해외에서 기업을 매각한 금액으로 국내에 엔젤투자사를 설립한 A 스타트업이 대표적인 예다. 플립이 국내 스타트업 투자기반 확대로 이어진 셈이다. 이 외에도 푸드(food) 콘텐츠 플랫폼 ‘해먹남녀’로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스타트업 ‘바이탈힌트’는 당초 미국에 본사가 있었지만 해외투자 유치 후 “한국 및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주주들을 설득해 국내로 복귀, 전보다 더욱 큰 규모의 채용과 재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플립의 긍정적 측면이다.

정지웅 바이탈힌트 대표는 “미국법인에서 한국법인으로 본사를 전환할 때에는 현지 정부의 조세부담이 크지 않았다”며 “창업과 투자의 국경이 점차 사라지는 가운데, 주력 시장과 투자 효율성에 따라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문턱을 낮춰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우리 스타트업은 연구개발(R&D) 등 핵심기능을 국내에 유지하면서 사업의 유기성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후속 투자가 막혀 스타트업이 고사하는 것보다는 플립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국내 산업에 기여할 방향을 찾도록 것이 일자리 창출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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