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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신간] 스피노자의 귀환·제국의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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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스피노자의 귀환 = 서동욱·진태원 엮음.

163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스피노자는 "내일이 지구의 종말일지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말로 유명한 철학자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그가 어떤 사상을 주창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심지어 철학자들도 스피노자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나마 1960년대 프랑스를 중심으로 스피노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그의 철학이 다시 조명을 받았다.

국내 철학자 8명이 필자로 참가한 이 책은 스피노자 연구에 관한 국내 성과를 집대성한 산물이다. 저자들은 스피노자의 철학을 단순히 소개하는 대신 니체, 프로이트, 하이데거, 라캉, 들뢰즈, 푸코, 알튀세르 등 저명한 학자들과 스피노자 사이의 연관성을 찾고자 했다.

저자들은 스피노자 사상의 특징으로 합리적 지식에 대한 옹호, 신학이 인간을 굴종시키는 구질서에 대한 반발, 인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꼽은 뒤 "그는 신 같은 것에 의존하지 않고 이성이 파악할 수 있는 합리적 법칙 아래 전 우주를 두었다"고 평가한다.

민음사. 640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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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 관문 = 오미일 지음.

일제강점기에 급격하게 발전한 '개항장 도시'인 인천과 원산의 역사적 변화상을 살펴본 책.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교수인 저자는 도시 공간, 도시에서 살아가는 주민, 도시에서 행해진 의례 등 세 가지 관점으로 분석을 시도한다. 그중 도시 공간에 관한 연구가 특히 흥미롭다.

원산에서는 일본인과 한국인의 생활공간이 명확하게 분리됐다. 운동회를 하거나 마라톤 대회를 하면 민족별로 장소와 코스가 겹치지 않았다. 심지어 선호하는 휴양시설도 일본인과 한국인은 완전히 달랐다.

인천은 자본주의가 유입되면서 산업화 기지로 거듭났다. 하지만 공장 노동자의 주택은 조선인 시가지의 끝에 마련됐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부랑자로 전락해 사회 문제를 낳았다. 이에 따라 일제는 부평에 재교육을 위한 교화시설을 마련했다.

저자는 "오늘날까지 같은 인천이지만 인천 구도심과 부평은 다른 문화권으로 인식된다"며 "이런 공간 개념은 일제 말기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선인. 452쪽. 4만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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