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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공항공사, 사드한파 노선 다변화로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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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 등 중국 리스크 분산을 위해 '노선 다변화' 전략을 천명한 한국공항공사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7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다음달 3일 강원 양양국제공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를 연결하는 국제선 2개를 동시에 신규 취항한다. 이달 5일부터 청주공항에도 새로 취항한 노선들이다.

한국공항공사가 지난달 15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지방공항과 동남아시아·러시아 등을 잇는 노선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 50일 만에 2개 공항에서 중국 외 노선 취항을 이뤄낸 것이다.

김포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는 중국 노선 의존도가 평균 60%에 달하는 전국 7개 국제공항이 지난달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전면 중단 조치 이후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가자 노선 다변화를 택했다. 실제 14개 공항 중 중국 노선이 있는 6개 공항(김포·김해·제주·대구·청주·무안)의 올해 3월 여객운송 실적은 29만189명으로 작년 동기(45만6052명) 대비 36.4% 급감했다. 공항 면세점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특히 중국 노선 비중이 높은 제주·청주·무안공항은 여객 감소 폭이 더 컸다.

한국공항공사가 성장 발판이 됐던 '중국 노선 중심의 틀'의 깨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배경에는 노선 다변화로 성공한 대구·김해공항 전례도 크게 작용했다.

저비용항공사와 손잡고 대만·일본 노선 증편, 세부·괌 등 노선 다변화에 성공한 대구공항은 지난달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이 기간 중국 여객 운송 실적은 26.6% 감소했지만, 전체 항공 여객 수가 증가하면서 면세점 매출은 오히려 두 배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김해공항도 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노선과 괌·사이판 등 대양주 노선의 운항 증대로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

이에 양양 등 다른 지방 국제공항도 노선 다변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양양공항은 중국 정부가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등의 조치로 평창동계올림픽 흥행에 찬물을 끼얹자 강원도, 항공·여행업계와 한 몸이 돼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다음달 3일 러시아 2개 노선 취항에 이어 베트남 하노이(6월 말 목표), 대만 타이베이( 11월 말 목표), 미얀마 양곤, 일본 주요 도시 취항을 추진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겨냥한 수송 루트 다양화 등을 통해 연내 최소 5개국 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중국 측의 보복 조치 해제에 대비해 중국 정기운수권 3개(상하이·광저우·선양)를 갖고 있는 진에어와의 협의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러시아 노선을 취항한 청주공항도 연내 대만, 베트남 다낭, 일본 도쿄 등 내국인 선호 관광지를 중심으로 추가 취항할 계획이다. 청주공항은 중국 정부의 관광 중단 조치로 8개 중국 정기노선이 현재 2개로 급감했다.

해외 여행사들의 관심도 부쩍 늘고 있다. 공사가 전세편 유치 항공사에 지원하던 인센티브를 6000만원에서 30억원으로 늘리면서 지방자치단체 인센티브 외 보상 규모가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공사는 다음달부터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일본·동남아·러시아 등을 순회하며 여행사 전세편 유치 방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중단 조치로 연말까지 공사 운영 국제공항의 중국 노선이 3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본·동남아·러시아 등 12개 노선, 1248편을 연내 유치해 중국발 리스크를 분산하겠다"고 말했다.

내륙 노선 활성화를 위한 항공 여행상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자체, 여행사와 손잡고 내륙 항공 여행상품을 개발해 지역별 공항 수요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울산·여수·포항·사천시 등 5개 지자체, 7개 수학여행 전문 여행사와 항공·관광이 연계된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 상품을 개발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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