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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밝고 또렷한 화질…더 눈부신 스칼릿 조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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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듀얼 레이저 영사기 스크린 체험해보니

매일경제

롯데시네마가 듀얼 레이저 영사기로 영사한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의 중반부 숏. 스칼릿 조핸슨의 피부 톤과 전체적인 몸 윤곽, 도심 건물의 색조가 한층 밝고 또렷하다. [사진 제공 = 롯데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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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뤼크 고다르는 영화를 '초당 24프레임의 예술'이라고 표현했다. 프레임은 상영관 내 장방형의 스크린을 떠올리면 되는데, 영사기가 이 스크린 안에 이미지를 영사해내는 속도가 초당 24프레임이다. 우리가 극장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이 영사기의 발명과 진화에 빚진 감이 없지 않다.

1895년 프랑스 카퓌신가의 그랑 카페에서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의 영화 '기차의 도착'을 상영한 이래 이 영사기는 영화 예술의 발전과 맥을 같이해 왔다.

지난 26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 슈퍼플렉스G관. 세계 최대 규모의 스크린으로 2014년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던 이 상영관을 찾아갔다. 가로 34m 세로 14m로 일반 스크린의 3배 크기(일반 스크린은 가로 11m 세로 5m 정도)를 자랑하는 이 상영관(약 1418㎡, 661석)이 최근 국내 최초로 듀얼 레이저 영사기를 들여왔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크기의 스크린에 좀 더 나은 화질의 이미지를 관객에게 제공하고자 개발된 것으로, 기존 디지털(제논램프) 영사기는 이 넓은 스크린의 화질을 극대화하기엔 힘에 부쳤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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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레이저 영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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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듀얼 레이저 영사기와 기존 디지털 영사기로 최근 개봉작 일부 장면을 직접 관람하며 화질 비교를 해봤다. 낙점된 영화는 스칼릿 조핸슨 주연의 SF 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 비교해본 장면은 광학 미체 슈트를 입은 스칼릿 조핸슨이 화면 정중앙 방향으로 투명 모드를 해제하며 카리스마 있게 다가오는 부분과, 발목까지 물이 차오른 드넓은 공터에서 적군을 홀로 때려눕히는 액션신이었다.

일단 밝기와 색상, 명암 면에서 차이가 역력했다. 기존 영사기로 영사한 화면의 전체색감이 다소 어둡고 칙칙한 편이었다. 반면 레이저 영사기 2대를 동시에 쏘는 듀얼 레이저 영사기로 영사한 화면은 훨씬 밝고 색감이 또렷했다. 조핸슨의 피부톤과 전체적인 몸 윤곽, 도심 건물의 색조가 명징해지면서 눈의 피로감도 훨씬 줄어든 느낌이었다.

김규남 롯데시네마 구매팀 과장은 "기존 영사기가 시간에 따라 밝기 저하 문제가 다분했다면, 듀얼 레이저 영사기는 최초 밝기의 80% 밝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듀얼 레이저 영사기로 영화를 영사하는 곳은 전 세계에 단 두 곳뿐이다. 중국 쑤저우 진이시네마의 특수관(가로 35m 세로 16.8m로 현재 세계 최대 )이 세계 최초로 듀얼 레이저 영사기를 들여온 상영관이며,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슈퍼플렉스G관은 두 번째다. 미국·유럽에는 아직 이 장비가 구비돼 있지 않다.

강동영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팀 팀장은 "지난주 토요일부터 슈퍼플렉스G관에서 새 영사기로 영사 중"이라며 "더 나아진 화질에 관객들이 만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구 영사기로 영화 화질을 각기 비교해본 다음, 상영관 뒤편에 마련된 영사실로 향했다. 불후의 명작 '시네마천국'(1988)에서 콧수염 아저씨 알프레도와 귀엽기 그지없는 소년 살바토레가 우정을 싹틔운 예의 그 후미진 공간을 상상해 보았지만, 눈앞의 광경은 전혀 달랐다. 최신식 설비로 구비된 이 회색빛 계통의 넓은 영사실에는 기존 영사기와 듀얼 레이저 영사기가 나란히 스크린 방향을 바라보며 안착해 있었다. 어지럽게 전선이 나열된 구영사기와 달리 검은색 듀얼 레이저 영사기는 열을 내보내는 배기관이 없었고, 기기의 표면도 한층 매끄럽고 단정했다.

최묵 롯데시네마 기술총괄 리더는 "과거 필름 아날로그 시대의 영사 프로젝터가 제논램프의 지디털 영사기로 대체된 게 30~40년 정도 됐다"며 "3년 전부터 조금씩 상용화 중인 레이저 영사기와 더불어 이번에 최초 도입한 듀얼 레이저 영사기는 한국 영사 시스템이 최첨단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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