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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최근 트럼프가 지난 100일 여간 이뤄낸 성과와 실패를 분석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초기 가장 중요한 성취는 바로 대법관 임명 성공이다. 지난 7일 미국 상원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대법관 인준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를 60석(3분의 2)에서 51석(단순 과반)으로 낮추는 ‘핵 옵션(Nuclear Option)’을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 닐 고서치 판사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보수 4명, 진보 4명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던 대법원은 보수화로 기울게 됐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기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밀어붙이는 데 성공했다. 후보 시절부터 TPP를 줄곧 비판해왔던 그는 지난 1월 23일 TPP에서 탈퇴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같은달 30일에는 미국무역대표부(USTR)를 통해 다른 회원국들에 미국의 TPP 탈퇴를 공식 통보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강화정책을 펴면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의 수를 크게 줄였다. 트럼프 취임 한달만에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의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트럼프의 성과는 안보 분야다. 미국 해군은 지난 7일 지중해에 위치한 미 구축함 USS포터에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시리아 공군기지를 폭격했다. 이는 시리아가 지난 4일 이들리브 주 칸셰이쿤에서 자국민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해 민간인 수십명을 학살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였다. 그의 미사일 폭격 결정은 미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중동 문제에 개입하며 명확한 레드라인(red line·한계선)을 설정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한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과 25일 인민군 창군절에도 북한이 눈에 띄는 군사도발을 하지 않으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 암시하는 동시에 중국의 대북 역할을 압박하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실패한 정책으로는 가장 먼저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무슬림 국가 7개국 국민의 미국 비자발급 및 입국을 90일 간 일시 금지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이 발동되기 전 항공사나 공항에는 어떠한 사전 공지도 없었으며, 심지어 유관부처인 미 국토안보부 장관조차 행정명령 발동 순간에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해당 7개국 국가 국민들이 유효한 비자나 미국 영주권을 보유한 경우에도 공항에 억류되거나 추방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했다. 이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미 전역을 뒤덮었으며, 법원도 이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에 의해 반이민 행정명령 집행에 제동이 걸리자 이를 약간 수정해 두번째 반이민 행정명령을 내놓았으나 이마저도 연방법원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은 큰 타격을 입었다.
또 하나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실패한 분야는 인사 문제가 있다. 대선 후보 시절 트럼프는 ‘안일한 엘리트’를 워싱턴에서 몰아내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 구성된 그의 내각은 재벌과 장교,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으로 가득했다. 게다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마이크 플린이 불과 취임 24일 만에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역대 백악관 선임 보좌관 중 최단명 보좌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또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쉬너가 백악관 내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이달 초 폴리티코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사와 각 부서의 차관 등 수백개에 달하는 주요 직위가 아직까지도 공석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오바마케어(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를 폐지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임기를 시작할만큼 건강보험 법안 개정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트럼프케어(AHCA)’ 법안을 하원에서 1차 처리를 시도했으나, 공화당 내 강경 세력인 ‘프리덤 코커스’ 설득에 끝내 실패하면서 결국 표결을 자진 철회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가 ‘취임 100일 공약’으로 취임 초 발표했던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개발 사업도 현재까지 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심중을 자주 트위터를 통해 밝히는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발생하면서 대통령의 발언이 갖고 있는 권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CNN/ORC이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44%로,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지난 22~25일 미국 성인남녀 1009명을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오차범위는 ±3%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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