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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75세 이상 고령자, 항암제 치료 얼마나 효과 있을까…생존기간 조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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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에 대한 항암제 치료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고령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 신체적인 부담은 큰 반면 연명효과는 별로 없다는 지적들이 나오자 일본 정부가 대규모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과 국립 암연구센터가 2007~2008년 이 센터 중앙병원에서 진료 받은 7000여 명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항암제의 연명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폐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암 종류별로 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와 통증 완화 목적의 치료를 받은 환자를 나눠 각기 생존기간을 연령별로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말기 폐암환자의 경우 75세 미만에서는 ‘항암제 치료’를 한 쪽이 연명효과가 높았지만 75세 이상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다. 말기 대장암, 유방암의 경우도 항암제 치료 여부가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센터 관계자는 “이는 75세 이상에서는 항암제 투여의 유무와 생존율 차가 적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후생노동성은 보다 과학적인 근거를 얻기 위해 전국 병원의 암환자 데이터 등을 분석해 연령이나 증상에 따른 암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조사는 항암제 치료의 부작용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생활의 질’ 관점에서도 실시된다. 결과에 따라서는 향후 75세 이상 암치료 방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같은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는 의료비 지출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를 억제하고 싶은 의도도 있다. 고령자가 늘어나는 일본에선 국민 2명중 1명이 암에 걸리는 시대를 맞고 있다. 최신 면역항암제 ‘옵디보’처럼 1인당 약값이 연간 수천만 엔에 달하는 고가의 항암제가 속속 등장하면서 의료비 부담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이 우려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단계까지 항암제 치료가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도 “치료방법 선택에는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며 경제성만을 우선해 논의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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