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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선천적 질병으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 딸의 처지를 비관해 숨지게 한 어머니가 법원에서 선처를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승원)는 27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36·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딸을 낳았지만 딸은 심장기형 질환인 양대혈관 우심실 기시증을 비롯해 모두 7가지의 선천적 질병을 갖고 태어났다.
이로 인해 김씨의 딸은 출생 직후 시력을 잃었고 평생 발달장애, 지체장애 등의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이러한 딸의 처지에 대한 비관과 양육에 대한 걱정을 거듭하다가 올해 1월 6일 새벽 자택에서 딸이 잠에서 깨어 울자 베개로 얼굴을 덮고 눌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지게 했다.
검찰은 올해 초 김씨를 구속기소하고 지난 4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10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김씨의 사정을 참작해 선처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딸이 수많은 질병 때문에 앞으로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없다는 데 대한 비관과 상당한 치료비 등 양육의 부담 등으로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받다가 우발적·충동적으로 이 사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살인은 생명을 빼앗는 극단적 범죄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범행 직후 119에 신고한 점, 범행 당시 심신미약까지는 아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던 점, 피해자인 나머지 가족들이 선처를 바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선고공판 내내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쏟았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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