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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대만 장제스 수난, 동상 훼손되고 평가절하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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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지속될 듯, 중국은 불쾌감 공공연히 피력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한때는 황제에 못지 않은 무소불위의 위상을 자랑했던 대만의 고(故)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이 최근 잇따른 수난을 당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동상들이 지속적으로 파괴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적 평가 역시 그야말로 급전직하라는 말이 어울리게 빠르게 절하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영웅이 아니라 천하의 독재자, 살인마로 불리는 날이 온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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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최고 명문인 타이완(臺灣)대학 학생들이 장제스 전 총통의 기일인 4월 5일 그의 동상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으로는 그의 동상 파괴 행위가 더욱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제공=환추스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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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이처럼 그가 사후에 수난을 당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만 독립을 부르짖는 민주진보당(민진당)이 본격 집권에 나서기 시작한 금세기 초부터 장제스와 그의 아들 장징궈(蔣經國) 전 총통의 색깔 지우기인 이른바 ‘거장화(去蔣化)에 나서자 자연스럽게 ’반(反) 장제스‘ 현상이 일게 된 것. 이후 그의 동상 훼손은 민진당 지지자들인 ’대만 독립‘ 세력에게는 완전히 유행이 됐다. 전국적으로 수십 개에 이르는 동상이 훼손됐을 정도였다. 올해 들어서도 그의 기일인 4월 5일을 전후해 벌써 서너 개의 동상이 수난을 당했다. 22일에는 타이베이(臺北) 인근 양밍(陽明)산 국가공원에 설치된 동상이 머리 부분이 절단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 동상 파괴 행위는 요즘 들어 뚜렷한 특징을 보여주고도 있다. 마치 약속이나 한듯 양밍산 소재의 동상처럼 머리 부분만 상징적으로 파괴하는 것이 기본 원칙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도 훼손될 동상들도 대체로 이런 식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만 내에는 대략 1000여 개의 장제스 동상이 공공장소에 세워져 있다. 민간에서 만든 것까지 합치면 4만5000 개까지 그 수는 급격하게 늘어난다. 지금의 분위기만 보면 이 동상들은 언제든 ‘대만 독립’ 세력에게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문제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민진당 정부가 은근하게 이들의 행위를 방조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차이 정부는 동상 훼손 행위를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단속하고 있으나 말뿐이 아닌가 보인다. 오히려 장제스에 대한 부정적 재평가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거장화’ 행보를 다그치는 것을 보면 은근하게 동상 훼손 행위를 권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대만에 거주하는 장제스의 가족들과 국민당 인사들은 당연히 이런 현실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심지어 손자인 장샤오옌(蔣孝嚴·75) 국민당 명예부주석은 “정부가 대만 독립분자들의 만행을 용인하고 있다. 용서할 수 없다”면서 정부를 비난하기까지 했다. 중국 당국 역시 이 점에서는 그와 입장을 같이 한다. 장제스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만 독립’을 용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은 장제스가 점점 괴물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동상 파괴와 그에 대한 평가절하는 앞으로도 지속된다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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