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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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철 청와대 인사수석(62)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구속기소)으로부터 1급 공무원의 사직을 지시받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정 수석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진행된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구속기소)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 작성·관리를 주도하고 관련 업무 집행에 소극적이던 최규학 전 문체부 기획조정실장, 김용삼 전 종무실장, 신용언 전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의 사직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 수석이 김 전 실장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고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이를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수석은 이날 "2014년 9월 김 전 장관에게 문체부 1급 실장들에 대한 사표를 받으라고 요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또 "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김 전 실장에게서 문체부 1급 실장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지시를 받은 일은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말했다.
정 수석은 "인사수석으로 재직하면서 김 전 실장에게서 각 부처 고위직 공무원의 사표를 받으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오히려 김 전 실장이 수석들에게 각 부처 인사에 관여하지 말라는 주의를 여러차례 줬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김 전 장관의 진술과 배치된다. 블랙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장관은 앞선 특검 조사에서 "정 수석이 1급 실장들의 사표를 받으라고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정 수석은 재차 "김 전 장관이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 수석은 또 당시 공무원들의 사직에 대해 "전체적으로 판을 새로 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김 전 장관이 새로 임명된 상황에서 정부의 '문화융성' 기조를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1급을 교체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정 수석은 특히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1급 공무원에 대한 성분 조사를 하고 성분이 불량하다고 판단해 사표를 종용하는 기능은 부여돼 있지 않다"며 "1급 공무원 인사안이 수석실에 제출되면 민정수석실의 검증을 거쳐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그대로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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