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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부산 초등학생, 내년부턴 객관식 시험 안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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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서술·논술형만 내겠다” 발표

초등학교 객관식 시험 전면 폐지는 부산이 처음

“4차 산업혁명시대 맞는 인재 육성 위해 전격 결정”


한겨레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27일 초등학교 중간·기말시험 객관식 문제 전면 폐지 방침을 밝히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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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부산 초등학생들은 객관식 시험을 보지 않는다. 대신 서술·논술형 시험을 풀어야 한다. 이는 초·중·고교를 통틀어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몇십 년 동안 찍기형 객관식 시험에 익숙해진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27일 부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부터 부산의 초등학교 308곳 모두에서 단답형을 포함해 객관식 문항 출제를 금지하고 서술·논술형 문항만 출제한다”고 밝혔다. 중간·기말시험 때 문제마다 답지를 4~5개 제공해 학생들이 정답을 선택하도록 하는 선다형 문제와 ‘임진왜란은 몇 년에 일어났는가?’ 등의 단답형 문제가 사라지고 주어+서술어 형식으로만 적는 서술형 문제를 내는 것이다. 다만 부산시교육청은 학습부진 정도를 확인하는 진단평가나 기초학력 신장을 위한 보정평가에선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선다형을 시행하도록 했다.

현재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일부는 같은날 동시에 시험을 치르는 일제고사식 중간·기말시험을 폐지하고 있으나 모든 초등학교에선 여전히 학업성취도 확인을 위해 객관식 선다형 중심의 평가를 하고 있다. 서술형 평가를 하는 일부 초등학교도 있지만 교육청이 출제형식을 자율에 맡겨 객관식을 혼용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서술·논술 중심 평가방법이 현장에 빨리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정도 발표했다. 6월 공청회에 이어 7~8월 평가 전문가 연수를 하고 2학기 교과별 성취기준 중심의 다양한 서술?논술형 문항을 제공한다. 9월부터는 시범학교 10곳을 운영하고 내년 2월엔 ‘2018학년도 초등 학업성취관리시행지침’ 개정 내용을 각 학교에 내려보낸다. 부산시교육청은 새로운 평가방법이 정착될 때까지 교사와 학부모 연수를 할 계획이다. 서술·논술형 시험 채점이 교사에 따라 들쭉날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채점기준을 적은 ‘초등학생 평가 길라잡이’를 학교에 제공한다.

채점 방식도 달라진다. 현재는 객관식 위주의 문제를 채점해 일정 점수에 다다르면 도달로, 이에 미치지 못하면 미도달로 과목마다 표시해 학부모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서술·논술형 시험은 과목마다 부족한 점과 장점을 적어 알려준다. 학생의 석차를 알려고 해도 점수 자체가 표기되지 않는다.

부산시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2015년부터 다양한 평가방법 개선 노력을 했다. 올해는 초등학교에 수행평가 비중이 전체 평가점수의 50% 이상 되도록 조처했다. 또 기초학력지원시스템 문제은행을 통해 서술·논술형의 우수 평가문항 자료를 해마다 두 차례 제공하고 초등평가 전문가 150명 이상을 양성했다.

김석준 교육감은 “단순 암기식 공부만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힘들다. 질문과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독서·토론교육에 중심을 둬야 한다. 선행학습과 암기 중심 문제풀이식 교육방법에 강점을 가진 사교육 의존도가 줄어들어 학부모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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