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하도급에 부실시공까지…'인천학생수영장 붕괴 '이유 있었네

경찰 "인천교육청, 알면서도 묵인"

천장이 무너져 내린 인천학생수영장.(인천소방본부 제공)/뉴스1 © News1 DB

(인천=뉴스1) 최태용 기자 = 부실시공 때문에 벌어진 인천학생수영장 붕괴 사고에 불법 재하도급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 책임이 있는 인천시교육청은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인천학생수영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천장 리모델링 시공사 대표 장모씨(38·여)에 대해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장씨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업체 관계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된 인천시교육청 공무원 2명에 대해서도 형법상 직무유기 등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초 리모델링 공사를 직접 시공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시교육청으로부터 공사를 수주했다.

장씨는 건설면허거 없는 무자격 업체 대표 A씨에 불법으로 하도급을 주고, A씨도 이를 다른 업체 대표 B씨에게 재하도급을 줬다.

이들은 공사 기일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설계도와 다르게 공사했다. 연질우레탄 재질인 단열재를 천장 아치패널에 접착제로 부착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고, 단열재를 덧씌워 습기를 차단해야 하는 강판을 틈이 벌어지도록 시공했다.

경찰은 벌어진 틈으로 수영장 습기가 단열재에 흡수됐고, 물을 먹은 단열재가 무거워지면서 천장이 무너졌다고 봤다.

설계도에 따르면 천장의 물고임과 수영장 습기 차단을 위해 강판과 강판을 겹쳐 시공하는 '거멀접기' 방법으로 시공토록 설계돼 있다.

특히 관리·감독 주체인 시교육청 공무원은 불법하도급과 부실시공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교육청 공무원은 "공사를 입찰받은 장씨 회사가 부도나면서 공사가 지연됐다. 공사 기간을 단축시기키 위해 묵인했다"고 진술했다.

시교육청은 인천학생수영장 천장 단열재를 교체하고 이를 받쳐줄 강판을 올리는 등 지난해 6월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같은해 10월 마무리했다.

마무리 시점은 당초 계획에 맞췄지만 중간에 시공사가 부도나면서 공사에 공백이 있었다.

또 지난해 12월 초 철판을 고정시키는 나사못 머리가 떨어져나가는 등 하자 문제가 발생했지만, 업체의 부도로 하자보수가 해를 넘겨 지난 1월에서야 마무리됐다.

인천시 학생수영장은 지난 2월20일 오전 11시30분쯤 천장이 통째로 무너졌다.

이 사고는 학생 28명이 오전 수업을 끝내고 탈의실로 옷을 갈아입기 위해 들어간 지 5분 만에 발생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벌질 뻔했다.

한편 인천시교육청도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시설·공업·행정 분야 등 총 4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특별 자체 감사를 벌였지만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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