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뇌물' 정옥근 前해참총장 실형 확정

STX그룹으로부터 수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27일 제3자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 전 총장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장남 정모씨와 정 전 총장의 후배인 유모씨는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정 전 총장은 해군 함정 사업을 총괄하던 2008년 국제관함식 행사를 주최하면서 STX 측에서 후원금 7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전 총장은 아들 정씨가 지분을 보유한 업체 요트앤컴퍼니를 통해 범행을 저질렀다. 유씨는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이후 정 전 총장 등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정 전 총장은 징역 10년에 벌금 4억원을 선고받았다. 정씨에 대해선 징역 5년에 벌금 2억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정 전 총장으로부터 4억4500만원을, 정씨로부터 3억850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2심에서 정 전 총장은 징역 4년으로, 정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받았다. 재판부는 정 전 총장 등이 받은 뇌물은 7억7000만원이 아닌, 후원금을 수령함에 따라 주주로서 얻게 된 경제적 이익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후원금이 요트앤컴퍼니로 입금된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이후 대법원은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다시 해야 한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형법상 뇌물수수죄가 아닌 제3자 뇌물제공죄를 적용하는 게 더 타당하다는 취지다. 당시 재판부는 "후원금을 받은 주체는 요트앤컴퍼니"라며 "이를 정 전 총장과 정씨가 직접 후원금을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형법이 뇌물수수죄와 제3자 뇌물제공죄를 구별하는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요트앤컴퍼니 주주인 정씨가 후원금으로 간접 이익을 얻게 됐더라도 단순수뢰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 제3자뇌물죄로 공소사실을 변경해 재판을 진행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양성희 기자 ya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