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돈대 14개 점검…E등급만 6곳·보수는 3곳뿐
인천 강화도 분오리 돈대 |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인천 강화도 돈대(墩臺)의 25%가량이 보수가 시급한 상태로 나타났지만, 복구 작업은 더디다.
27일 인천시 강화군에 따르면 17∼19세기 강화도에 세워진 해안 방어 시설인 돈대 54개 가운데 25%인 14개가 시·도 지정 문화재다.
가장 최근에 실시한 시·도 지정 문화재 점검은 2014년 8월이었다. 당시 조사에서 상태가 양호한 A등급은 하나도 없었다.
정밀 진단과 긴급 수리가 필요한 E등급 판정을 받은 돈대가 6개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8개 가운데 절반이 B등급, 절반은 C등급에 해당했다.
E등급 가운데 굴암 돈대, 미루지 돈대, 선수 돈대는 이후 보수 작업을 마쳤지만, 건평 돈대, 북일곶 돈대, 화도 돈대 등 3곳은 점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수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건평 돈대 발굴작업 현장 |
최근 조선군이 쓰던 화포인 '불랑기(佛狼機)'가 발견돼 학계의 이목을 끌었던 건평 돈대의 경우 돈대 문지를 비롯한 성벽 내·외측 석축이 대부분 무너진 상태다.
문화재청은 2014년 당시 점검에서 건평 돈대의 발굴 조사가 끝나는 대로 돈대의 정비·보수 공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건평 돈대는 아직 발굴 조사를 하는 중이어서 보수 작업을 시작하지 못한 상태"라며 "화도 돈대는 발굴과 1차 보수 공사가 끝남에 따라 남은 성벽이나 주변 돈대 복원을 마무리한 뒤 보수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의관찰이 필요한 C등급 판정을 받은 무태 돈대는 균열이 생긴 성벽을 담쟁이 넝쿨이 덮고 있었고, 망양 돈대 역시 성벽 내·외부에 자생하는 담쟁이 넝쿨과 잡목이 관리되지 않은 상태다.
시·도 지정 문화재가 아닌 나머지 돈대 40개는 점검 대상에서조차 제외돼 있다. 인천시나 강화군에서도 따로 정기 점검을 하지 않는다.
인천지역 내 문화재 모니터링과 관리를 맡은 '문화재 보존 사업단'이 강화군에 문화재 수리 요청을 할 경우 현장에 나가서 보수나 수리 공사를 하는 방식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시·도 지정 문화재 외의 나머지 돈대는 특별히 정기 점검을 나가지는 않고 인력이 될 때마다 수시로 나가서 살펴보고 있다"며 "붕괴 위험이 있다거나 시급하게 보수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면 사후 조치를 한다"고 했다.
강화군은 석축이나 성곽으로 이뤄진 돈대는 다른 문화재보다 보수 예산이 많이 들어 순차적으로 복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보수 공사를 할 예정인 삼암 돈대나 후애 돈대만 해도 각각 2억5천여만원과 5억7천여만원의 복구 예산이 투입된다. 시 지정 문화재는 인천시와 강화군이 6대 4 비율로 예산을 낸다.
강화군은 E등급을 받은 북일곶 돈대의 경우 내년도 예산을 편성해 보수 공사를 할 계획이다.
강화도에 있는 54개 돈대는 숙종 5년(1679년) 강화도 해안 요충지에 건설돼 사면을 둘러싸고 있다.
인천시는 17∼19세기에 걸쳐 건설된 이들 돈대와 산성을 통틀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리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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