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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중국 ‘토종항모’ 첫 진수…세계 7번째 독자항모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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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첫 항모 ‘랴오닝’보다 약간 커…“전력 6배” 평가

청일전쟁때 함대 궤멸 뒤 100년만에 자존심 회복

미국은 10대 모두 핵추진 방식…아직 기술 격차



중국의 두번째 항공모함이자 중국 자체 기술로 완성한 첫 항공모함이 3년5개월의 건조 작업을 마치고 26일 물 위로 떠올랐다. 중국은 이로써 자체 기술로 항모를 만든 7번째 ‘해양 강국’ 반열에 진입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중국의 첫 자체 제작 항공모함 진수식이 랴오닝성 다롄의 중국선박중공업(CSIC) 다롄조선소에서 열렸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진수식에는 판창룽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선진룽 해군 사령관, 먀오화 해군 정치위원 등이 참석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 주석은 참석하지 않았다.

새 항모는 길이 315m, 너비 75m로,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길이 305m, 75m)보다 약간 크다. 젠-15 전투기 24대를 싣는 랴오닝보다 6~12대 더 많은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재기 수가 늘어난 만큼 승조원실도 늘렸고 레이더 기능도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랴오닝에 비해 전력이 6배 정도 강해졌다고 평가한다.

무엇보다도 소련의 항모 바랴크를 1998년 미완성 상태로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해 완성한 랴오닝과는 달리, 새 항모는 중국의 독자적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중국에 앞서 자체적으로 항모를 만든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뿐이다. 특히 중국은 19세기말 청일전쟁 때 북양함대가 일본에 궤멸된 것을 제국주의 열강의 침탈로 인한 ‘100년 치욕’의 시작으로 여긴다. 결국 항모 기술의 완성을 통한 해군력 강화는 중국의 자존심 회복과도 잇닿아 있다.

시 주석 집권 뒤인 2013년 11월 개발을 시작해 2015년 3월부터 본격 건조된 새 항모는 현 지도부가 진행해온 군 개혁 작업의 상징적 성과이기도 하다. 해병대 규모를 2만명에서 10만명으로 늘릴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강한 해군력이 주요 과제로 제시돼 왔다. 전문가들은 새 항모가 시험 운용과 훈련 등을 거쳐 2020년에 본격 취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현재 한 척의 항모를 추가로 건조중이며, 다른 한 척도 설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하이난성 산야기지에 항공모함 2대가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001A’로 불려온 새 항모가 진수식과 더불어 정식 명칭도 얻을지 관심이 모였지만, <신화통신>은 ‘우리나라 두번째 항공모함’이라고만 칭했을 뿐 이름을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 ‘해군함정 명명조례’에는 순양함 이상의 대형 함정은 각 성(省)의 이름을 따도록 돼 있어, 산둥성 칭다오항을 모항으로 삼게 될 새 항모는 ‘산둥’으로 명명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6일 “‘산둥’으로 공식 명명됐다”고 전했다.

자체 항모를 제작하기는 했지만 중국 해군력은 아직 미국과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10대의 항공모함을 운용중이며, 중국 새 항모의 2배 크기인 10만t급 핵항모 제럴드 포드도 진수식을 마치고 취역을 앞두고 있다.

미국 항모들은 모두 핵추진 방식으로 수십년 동안 운영할 수 있고 전투기 이륙 때 전자기기의 도움을 받는 사출식 이륙시스템을 갖췄지만, 디젤 동력을 쓰는 중국 항모는 뱃머리가 하늘을 향하는 스키점프대식 활주로를 쓰고 있다. 2021년 진수될 중국의 세번째 항모도 이 부분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리제 중국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은 “몇 년 안에 다음 세대 항공모함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정 수준까지는 항모 관련 핵심기술 분야에서 중-미의 수준 차이는 점점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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