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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돌봄교사 직접고용 전환 ‘공채 vs 승계’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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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필기ㆍ면접 방침

“공무직 전환 위한 필수 절차”

돌봄교사들 “사실상 집단해고”

“경력 인정안돼… 시험부담 커”

별도 전형으로 제한경쟁 주장도
한국일보

26일 오전 광주 지역 돌봄전담사들이 광주시교육청 안에서 오체투지 시위를 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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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안에서는 초등돌봄전담사(전담사) 10여명이 한 시간 가량 머리가 바닥에 닿도록 엎드렸다 일어서는 오체투지(五體投地) 시위를 했다. 전날엔 광주 도심 1.5㎞ 구간을 같은 방식으로 이동했다. 광주시교육청이 공채를 통해 전담사를 공무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다. 광주시교육청 측은 “전담사의 직접고용, 무기계약직 전환 등 처우 개선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절차”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담사들은 “사실상 집단해고를 예고한 것”이라며 맞서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광주시교육청은 3월초 광주지역 전체 초등돌봄교실 286곳(134곳 위탁운영)을 직접 운영하기 위해 위탁기관을 통해 시간제로 고용됐던 전담사 134명을 6개월 간 학교장 직접고용 형식으로 전환했다. 문제는 광주시교육청이 지난 19일 낸 공고였다. ‘계약이 끝나는 9월부터는 투명성ㆍ고용안정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교육감이 전담사를 무기계약직으로 직접고용하는 형식으로 바꾸고 공채(1차 필기시험, 2차 면접)로 뽑겠다’는 내용이었다.

전담사들은 “대량 해고통보나 다름없다”며 공채 대신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그간의 전담사 경력이 전혀 인정되지 않는데다 돌봄 업무를 지속하면서 당장 6월에 예정된 필기시험을 준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담사들이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의 배동산 정책국장은 “공채 과정에 기존 전담사들을 위한 우대는 전혀 없다”며 “특히 국어와 일반상식 시험을 치르는 1차 필기전형의 경우 경력자들보다 일찌감치 준비해왔던 수험생들에게 유리한 형식”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시교육청 측은 공채는 정당한 절차라는 입장이다. 전담사 측에서 요구해왔던 직접고용, 무기계약직 전환을 실현하려면 조례 상 기준에 따라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교육청 조례는 조리원, 전화 교환원, 통학차량실무사를 제외한 모든 공무직은 필기ㆍ면접으로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전담사의 처우를 둘러싼 갈등은 광주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는 돌봄교실 1개 당 이용 학생을 20명(일부 시도교육청은 최대 25명)으로 정하고 있으나 11개 시도(64.7%)가 학생 수를 초과했다. 특히 전담사 9,679명 중 28.7%(2,782명)가 기간제였고, 월 120만원 이하를 받는 이들은 60.7%에 달했다. 이에 부산이나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는 전담사 고용안정과 복지 향상을 위한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배동산 정책국장은 “경력자를 위한 전형을 별개로 진행하는 ‘제한경쟁’ 채용 등 고용 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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