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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봄꽃은 등신불이며 관음보살이자 미륵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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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행복사진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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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말라도 떨어지지 못하는
가을 낙엽 집착을 벗고
봄 목련은
새로 피어나는 잎을 위해
산 채로
제 몸을 던집니다
등신불이지요

봄꽃은 떨어져도 죽지 않습니다
늙은 1톤 트럭 큰 유리 위
밤새 내려앉아
목련꽃 새기지 못한
4월 잊은
60대 이른 아침에
걸음마하는 천수천안
손주의 하얀
미소로 화신하여
바람 탑니다
관음보살이지요

봄꽃은 죽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봄비 내리면
하수구 좁은 구멍
벚꽃 함께
흘러
오지 않을 봄을 다시 오게 합니다
미륵불이지요

글·사진 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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