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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태국 남성, 어린 딸과 동반자살 페북 생중계… 영상 24시간 방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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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남편의 페이스북라이브 자살로 11개월된 딸을 잃은 여성의 오열. /더네이


태국 남성이 11개월 된 어린 딸과 동반 자살하는 장면이 페이스북에 생중계 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영상은 24시간 동안 방치됐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25일(현지 시각) 방콕에 사는 우티산(21)이 전날 밤 자신의 어린 딸을 살해한 뒤 자살하는 장면을 페이스북에 생중계했다고 보도했다.

우티산은 푸껫 달랑지구의 버려진 호텔에서 생후 11개월 된 딸을 목매달아 살해한 뒤 자신도 같은 방법으로 목숨을 끊었다.

남성의 친척 중 한명이 해당 영상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영상을 분석한 후 버려진 건물 몇 곳을 수색해 현장을 찾아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 탓에 부녀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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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누치와 남편 우티산에게 살해당한 그의 11개월된 딸의 모습. /방콕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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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티산의 아내 지라누치(21)는 사건 당일 남편과 심하게 다퉜다고 밝혔다. 지라누치 진술에 따르면, 1년 넘게 함께 살고 있던 이 부부는 결혼 초반에 관계가 좋았지만 남편 우티산이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는 심지어 지라누치와 이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5살짜리 아들에게 종종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이 영상이 게재된 지 하루가 지난 25일 오후 5시에야 태국 정부 통보를 받고서 이를 삭제했다. 24시간이나 방치된 이 영상은 37만명이 시청했고, 캡처된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고 있다.

타위신 비사누요틴 태국 보건부 대변인은 "이 영상이 여러 사람에게 우울증과 모방 자살 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며 "페이스북은 즉각 영상을 지웠어야 했다. 그것은 페이스북의 의무"라고 비난했다.

정신건강국장인 분루엉 뜨리루엉워라왓 박사는 "이런 영상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물론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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