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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유가 침체에 초조함 넘어 공포감까지…"참고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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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공조 효과에 시차 + 정제업체 수요 회복"

뉴스1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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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올해 초에만 해도 원유시장은 유가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유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이런 원유시장 상황을 인내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향해 다시 떨어진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에너지 애널리스트, 그리고 원자재 업종의 일부 주요 은행들은 트레이더들에게 평정심을 잃지 말 것을 조언하고 있다.

지난해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감산 합의를 도출한 뒤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약 10달러 정도 더 올랐다. 이에 헤지펀드들이 재빨리 기록적인 수준으로 강세 베팅을 더하면서 10년 만에 가장 심각했던 원유시장 침체기는 종결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감산 공조가 효과를 보려면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의 자신감은 많이 흔들린 상황이다. 세계 원유재고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결정적으로 미국 셰일 산업이 지난해 유가 상승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군보르그룹의 데이비드 파이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에 목격한 성급했던 오름세는 이제 현실을 직시했다. 재고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시장은 겁에 질렸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들은 브렌트유 선물 및 옵션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 ICE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4월12~18일) 브렌트유 선물 및 옵션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1000만배럴 감소했다. 최근 유가 하락세를 고려하면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나올 지표들이 매수 포지션을 더 큰 폭으로 감축시킬 것으로 내다본다.

원유시장을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라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유지보수 기간이 끝나 정유업체들의 원유 수요가 확대하는 동시에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다.

에너지애스팩츠는 "균형은 올바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 그러나 목표에 충분히 빨리 도달하지는 못할 것이다. 타이밍과 시장 포지셔닝의 조합은 유가 결정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원유 선물 트레이더들이 초조해할 이유는 충분하다. OPEC의 실질적인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신호도 유가를 지지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주 국제유가는 8% 정도 떨어졌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52달러를 밑돌았고 서부텍사스원유(WTI)는 50달러 아래로 내렸다.

최근의 원유 선물 및 현물 가격이 급락한 데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은 시장 반등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소시에테제네럴의 마이클 위트너는 산유국들이 일평균 120만배럴 이상을 감축한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연말까지 OPEC 회원국 석유 수요가 일평균 3350만배럴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반해 현재 OPEC 회원국들은 일평균 3200만배럴 이하로 생산하고 있다.

위트너는 지난 1월1일 발효한 OPEC의 감산 공조로 즉각 원유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OPEC의 감산 공조는 1분기 원유 재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1분기는 OPEC이 감산 합의를 도출하기 직전 원유 수출을 확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상황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단지 참을성이 없을 뿐이다. 6주 전에도 똑같은 현상이 있었다. 이것은 같은 드라마의 2막이다"라고 말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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