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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트럼프 대북 조치, 한국 '왕따' 시켰다…한국인들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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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칼빈슨 배치 혼란, 한·미 양국 신뢰 갉아먹어"]

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조치가 한국에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에 따른 정치적 공백이 남아 있는 한국이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로서 북핵 논의와 관련해 논의에서 소외되면서 하찮은 느낌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 관련 메시지가 양국간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한국의 한 일간지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문제와 관련해 한국을 배제했다고 보도한 내용을 전했다. 이 일간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는 전화를 걸어 대북 문제를 논의했지만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는 전화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일간지는 한국의 운명이 결정되는 논의에서 한국이 배제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FT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우리는 미국에 '노'(NO)라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고 했다.

FT는 특히 칼빈슨호 배치와 관련, 한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크게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이달초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방부는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를 위해 칼빈슨호가 한국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칼빈슨호가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게 뒤늦게 밝혀졌을 때 한국인은 불신과 분노의 반응을 보였다고 FT는 지적했다.

한국인의 분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이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했다"는 발언에서 정점에 달했다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건들이 미 양국의 고위급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일반 대중의 대미 인식은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반(反)미 정서가 자랄 뿐만 아니라 한·미 양국의 동맹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대한 신뢰가 문제된다면 동맹관계는 위태로워진다"며 "이런 류의 사고는 일어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신중히 행동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한·미동맹에 도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자유주의 정부가 권력을 잡는다 해도 대화와 화해를 통해 미국과 강력한 동맹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문제는 대중이 한·미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것이다. 이전 자유주의 정부를 볼 때 한·미관계는 좋았지만 대중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한·미동맹이 북한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빼고는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에 직면해 있지는 않다"며 "정부의 변화는 때때로 어떻게 북한을 다루는지에 대한 마찰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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