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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트럼프 100일 앞두고 '주식 vs 채권'의 거대한 불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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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 vs 비관 어느 한쪽으로든 결론 내려질 것"

뉴스1

뉴욕증권거래소 주식중개인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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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주식과 채권시장이 미국 경제에 대해 서로 완전히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오르고 있는 주식 가격은 낙관론을, 함께 상승 중인 채권가격은 비관론으로 기울어져 있다.

25일 뉴욕 증시는 2거래일 연속 올랐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은 사상 최고점까지 0.2%를 남겨 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금 개혁을 통해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반면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대선 이후의 상승분을 거의 절반가량 되감으면서 주가에 비해 비관적인 전망을 투영했다.

트럼프 취임 100일을 앞두고 주식과 채권 시장의 간극이 상징하는 경제 낙관론과 비관론 이슈가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법인세율을 20%p 낮추기 위한 방안을 26일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시장의 관심이 쏠리며 이견도 팽팽하다.

국채시장의 전망이 맞다면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심리는 조만간 사라질 수 있다. 반면 주식과 회사채 시장의 낙관론이 입증된다면 국채시장은 곧 막대한 매도세에 다시 휩싸일 수 있다. 제퍼리즈는 "글로벌 주식과 채권시장 사이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경제에 대해 누가 올바른 베팅을 하고 있는지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감세를 통해 기업실적 부양을 현실화할 것이라는 낙관론은 주식시장을 떠 받친다. 하지만, 라보방크는 투자노트에서 "선거 이후의 주가 급등은 미래에 대한 낙관론이라기 보다 일종의 기계적인 반응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보방크 전략가들은 '법인세 인하가 자동적으로 주당순이익을 지지하며 주가 상승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시장에서는 경고음이 들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와 금리스와프 같은 머니 마켓에서는 내년 성장 전망에 관해 비관론 일색이다. 메릴린치 전략가들은 "금리시장이 세금개혁의 종말과 내년 성장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채와 위험자산이 함께 오른 것은 기술적인 변수에 따른 착시 효과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예를 들어 옵션 트레이더들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투자자들의 헤지(hedge)로 인해 최근 몇 주 동안 장기 국채수익률이 다소 떨어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S&P500의 주당순이익이 1분기 미국 경제의 명목 성장률 전망보다 가파르게 오른 것도 올해 주식이 국채를 아웃퍼폼한 변수로 설명된다. 여기에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하면서 전반적인 안도 랠리가 발생했다. 짐 리비스 M&G 펀드매니저는 "채권시장이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에 대해 더 우려하는 것 같다"며 "미 국채의 랠리는 이탈리아 채권에서 빠져나와 좀 더 믿을 만한 퀄러티를 향한 질주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주식, 회사채 스프레드와 미 국채 사이에 충돌하는 메시지는 지속될 수 없다는 점에서 어떤 한쪽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JP모간의 에릭 바인스타인 애널리스트는 격차가 극단적이라며 회사채 스프레드가 더 벌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라보방크 전략가들은 미 국채의 밸류에이션을 지적하며 "트럼프가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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