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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트럼프 첫 100일]②대중관계 '통상'과 '북한' 패키지로 묶어 일정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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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트럼프와 시진핑, 만찬장에서 악수


무역 불균형 시정 '100일 계획'에 합의

중국 내세워 북한 추가도발 억제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취임 전 무역 불균형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을 거세게 몰아붙이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지만 지난 100일 동안 대중 관계에서는 눈에 확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기껏 있다고 하면 지난 7일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서 있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불균형 시정을 겨냥한 '100일 계획'에 관한 합의 정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트위터에 "북한 문제에 관해 중국이 협력하면 통상협상에서 유리해질 것"이라고 밝혀 통상 문제와 북한 문제를 하나로 묶어 대중 협상에 나설 자세를 분명히 했다.

다만 통상 현안에 대해선 시간을 갖고 해소하겠다고 발언해 중국 측이 빠져나갈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대신에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북한의 도발을 제지하는데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얻으려 했다.

이런 전략은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여실히 드러났다. 중국의 통상정책을 맹공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이에 반발하는 시 주석이 격렬한 공방전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이 대체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개인적인 신뢰를 쌓고 양국 간 우호관계를 우선하는 형태로 회담을 이끌어 무엇보다 미중관계의 안정 모습을 원하는 중국 측의 체면을 세워줬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강경자세를 전면적으로 거둬들인 것은 아니다. 사업을 하면서 체득한 득의의 협상술을 활용해 시간이 필요한 통상 현안과 북한 문제를 연계,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밀어붙였다.

2016년 미국 무역수지는 50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중 대중적자가 60%를 차지한다. 하지만 무역적자는 공급을 웃도는 수요가 존재하기에 발생한 것으로 경제학적으로 보면 단순한 '손익'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트럼프 측도 잘 알고 있다.

중국에 어떤 요구를 한다 해도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무역수지 개선할 수는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통상교섭을 벌이고 그 과정에 다른 협상카드를 꺼냄으로써 종국에는 원하던 성과를 끌어내겠다는 것이 트럼프 측의 복안이다.

실제로 미중 통상교섭이 장기전에 들어갔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만나기 직전인 3월31일 무역 불균형 시정에 관한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중 정상회담은 이 행정명령을 기반으로 진행한 것은 거의 틀림없다.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행정명령 발령에서 90일 이내에 국무부와 재무부와 협의해 무역적자에 관한 보고서를 대통령에 보고해야 한다.

바로 대통령 행정명령은 어디까지나 무역 불균형에 관한 조사를 하도록 할 뿐이지 그 시정과 관련한 구체안을 제시하게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행정명령은 나름대로 중국을 압박해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상세한 대책을 100일 안에 제시하게 하는 합의를 도출하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기존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미중 포괄 대화'로 격상해 모든 분야를 망라한 고위급 논의 무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처럼 통상문제에서 여유 있게 대처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현안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에 관해선 "중국 측의 협력을 얻지 못할 경우에는 단독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 중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끌어내도록 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과 북한 문제를 패키지로 하겠다는 신호를 계속 중국에 보냈다.

중국 측으로선 미국의 대북 단독개입은 반드시 피해야 할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철저히 계산에 넣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산 시리아에 미사일 공격이라는 응징을 하고 다시 MOAB 초대형 폭탄 GBU-43을 아프가니스탄에 투하, 그 위력을 과시해 미국의 대북 강경의지를 더는 의심하지 못하게 했다.

이로써 항모전단과 핵잠수함 등 전략자원을 총동원한 압도적인 무력시위에 더해 중국을 앞세워 대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중국의 도움을 받아 북한을 사면초가로 밀어 넣으면서 초강경 도발을 일단 제지하는데 소정의 성과를 보았다.

다만 미중 간 통상 문제, 중국을 힘을 빌어 미봉에 성공한 북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기에 이들 현안은 언제라도 다시 불거져 양국 간 갈등을 부채질 수 있는 점에서 그 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yj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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