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김현주의 일상 톡톡] 나도 이제 '당당한 엄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상당수 미혼모가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정부의 양육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데다 사회적 편견에 부닥쳐 움츠러든 상황인데요. 2015년 말 기준 통계상 집계된 국내 미혼모 수만 2만4000여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미혼모는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게다가 미혼모 보호시설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생계와 양육을 동시에 홀로 책임져야만 하는 미혼모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건강을 돌보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건 쉽지 않습니다.

몇 해 전부터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관련한 예산을 확충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미혼모 자립에 대한 관심은 매우 부족한 형편입니다. 경제적으로 자립해 홀로 아이를 키우려고 해도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

전문가들은 미혼모 가정을 더는 사회 뒤로 숨길 게 아닌 만큼 이들 역시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목소리를 내며 일반인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세계일보

상당수 미혼모가 따가운 주변 시선과 생계난 등으로 힘겨워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보살핌은 매우 부실한 실정이다.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채 아이를 가져 엄마가 되거나 아이를 입양한 여성을 가리키는데, 대부분은 전자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미혼모 가정도 사회의 한 구성원인 만큼 인식 개선이 절실하고, 지방자치단체와 복지단체 등의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6일 국가통계 포털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전국의 미혼모 수는 2만4487명에 달한다.

그러나 존재를 드러내기 꺼리는 미혼모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실제론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혼모들 "사회적 편견, 경제난 이중고 겪고 있다"

미혼모들을 돌보거나 지원하는 단체는 이들 가운데 결손가정 출신이 적지 않다고 밝힌다.

어린 시절 부모의 부재나 불우한 가정환경 등으로 가출하거나 어렵게 경제활동을 하다가 한순간 실수나 성폭행으로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는 이들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 대부분의 미혼모는 출산 후 곱지 않은 주변 시선에 빈곤까지 겹쳐 이중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생활과 아이 양육을 위해 경제활동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실제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0년 미혼모 7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를 키우는 미혼의 취업률은 20대 42.5%, 30대 61.8%로 각각 나타났다.

설령 일자리를 구해도 육아 때문에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어렵고, 특히 미혼모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모욕을 당하기 일쑤라고 한다.

세계일보

상황이 이렇지만 우리 사회의 미혼모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아이를 키우는 저소득층 미혼모가 받는 돈은 기초생활 보장비와 양육비 등을 합쳐봐야 매월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와 더불어 복지시설 등에서 생필품과 유아용품을 지원받지 않는다면 생계난을 겪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미혼모 가정=이상한 가족' 사회적 편견부터 걷어내야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다가 헤어져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미혼모 김모(31)씨는 "처음엔 날 바라보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문제였는데, 이젠 경제적인 문제가 삶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토로했다.

세계일보

미혼모들은 지원 정책의 부족과 사회적 편견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혼모 가정이 결코 '이상한 가족'이 아닌 사회가 변화하면서 생긴 다양한 가족유형 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이른다. 나아가 미혼모 스스로 자아의식을 높이고, 사회가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도록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아울러 미혼모는 취약계층인 동시에 경제적 약자인 만큼 지방자치단체, 복지단체와 연계해 경제적인 지원을 늘려가고 취업 프로그램과 육아 지원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