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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330여년 전 화포' 불랑기 강화도 발굴…실전 장소 출토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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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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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토된 불랑기 모습. (사진=인천시립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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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이후 조선군의 주요 화포였던 '불랑기(佛狼機)'가 실전 배치장소인 강화도 방어진지에서 발굴됐다.

2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립박물관은 최근 문화재청의 허가를 얻어 인천시 강화군 양도면 건평 돈대(墩臺·인천시 기념물 38호)에서 돈대 보수작업을 하던 중 불랑기 모포(母砲) 1문을 출토했다.

이번에 출토된 화포는 길이 1.05m, 구경 0.04m로 168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포신에는 '1680년(숙종 6년) 2월 삼도수군통제사 전동홀 등이 강도 돈대에서 사용할 불랑기 115문을 만들어 진상하니 무게는 100근이다'라는 내용의 한자가 새겨져 있다.

불랑기는 16세기 유럽에서 전해진 서양식 화포의 일종으로, 포문으로 포탄과 화약을 장전하는 전통화포와 달리 현대식 화포처럼 포 뒤에서 장전하는 화포다.

불랑기는 포신인 1개의 모포에 포탄과 화약을 장전하는 5개의 자포(子砲)가 세트를 이루면서 빠른 속도로 연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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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랑기에 쓰인 명문. (사진=인천시립박물관 제공)


돈대(墩臺)는 병자호란 이후 유사시 왕실의 안전을 책임지는 강화도를 방어하기 위해 외적 침입과 움직임을 탐지하고 상륙을 저지할 목적으로 쌓은 조선 후기 대표적 군사 시설이다.

1679년(숙종 5년) 강화도 해안 요충지에 48개의 돈대를 쌓았고 이후 6개를 추가로 건설해 모두 54개의 돈대가 강화도 해안 사면을 둘러쌌다.

시립박물관측은 "그동안 불랑기는 모포와 자포를 포함해 12문 가량이 확인됐지만 대부분 출토지가 분명치 않았는데, 건평 돈대 불량기는 처음으로 실전 배치 장소에서 발굴됐다는 점에서 학술적·역사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이번 불랑기 발굴로 현재 추진 중인 강화 돈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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