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강원 산간의 작은 지방자치단체를 찾은 건 공기가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미세 먼지에 휩싸인 춘천 도심. |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 공습이 이어지면서 상황은 그가 예전에 살던 수도권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올해 봄날은 하늘이 뿌옇게 변하는 날이 자주 발생했고, 미세먼지 농도는 수도권과 비슷했다.
A 씨는 "미세먼지 수준만 놓고 보면 강원도는 수도권과 별 차이가 없었다"면서 "미세먼지에 약한 아이들을 위한 대책은 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올해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B 씨도 아침이면 하늘을 먼저 쳐다보고, 스마트 폰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토피 증세와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콧물이 마를 날이 없는 등 비염 증세로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그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아이의 건강을 더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이집은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보내지 않으면 그만이었지만 의무교육 대상인 초등학생은 학교에 보내는 것을 부모가 선택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답답하다.
서울시교육청처럼 교실에 공기 청정기를 보급하는 정책이라도 나왔으면 좋겠지만, 항상 운영비가 부족하다는 학교 실정상 기대를 할 처지가 아니다.
B 씨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게 마음 편하지가 않다"면서 "의무교육이 시작되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부터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공기 좋은 곳으로 알려진 강원까지 예외 없이 찾아오면서 도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건강을 고려한 대책을 기대하고 있지만, 일선 학교로 내려오는 대책은 도내 특성을 감안한 세심한 대책이라기보다는 사실상 교육부의 안전 매뉴얼에 그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올해 2차례 일선 학교에 미세먼지 대응 공문을 내려보냈으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에어코리아 모바일 앱 등을 설치해 경보를 상시 확인하고, 학교 차원의 조치 사항이 있으면 보고하라는 행정 사항이다.
초미세 먼지 농도가 급증하자 올해 원주에서는 지난달 15개교가 실외 수업을 한때 금지하기도 했다.
강원교육청은 "해당 부서에 미세먼지와 관련된 대책을 추가 보고하도록 해 놓은 상태"라면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비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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