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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환구시보 “북, 중국 전략적 자산 아니다” 조선중앙통신 “우리와 파국 각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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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언론 연일 이례적 난타전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와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북핵과 제재를 놓고 여론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전날 ‘미국이 북핵 시설을 정밀 타격해도 (중국의) 군사 개입은 불필요하다’고 했던 환구시보는 24일에도 사평(社評·사설)에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문장 몇 편이나 평양의 어떤 동작도 베이징에 영향을 줄 수 없다”며 유엔 대북제재 참여는 중국 내 광범한 여론 지지를 받고 있으며 북한은 중국의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은 평양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대북 석유 무역 제한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강화 결의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석유 수출 제한을 재차 천명한 것이다. 중국의 대북 송유관 차단설이 나오는 가운데 AP통신은 22일 평양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70% 이상 뛰었고, 외교관 차량 등에만 제한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1일 ‘남의 장단에 춤을 추기가 그리도 좋은가’라는 논평을 내고 “공식 언론을 통해 우리가 핵·미사일 계획을 추진한 것으로 하여 지난 시기 적수였던 미국을 저들의 협조자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들을 무엇이라 부르며 어떻게 대해야 하겠는가”라며 18일자 환구시보 사설을 겨냥해 비판했다. 전통 우호관계를 내세운 북한과 중국이 관영 매체를 통해 상호 비난전을 벌이는 건 북·중 관계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북한은 24일에도 “우리와의 관계에 미칠 파국적 후과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중국이 석탄 수출을 차단한 이후인 2월 23일 내놓은 “너절한 처사 유치한 셈법”이란 제목의 논평에 이은 비난이다.

환구시보는 중국 내 북한 옹호론은 소수라며 “중국 학계에는 북한이 ‘중국을 위해 전방에서 보초를 서고 이 때문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전해져 왔다”며 “평양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명백한 잘못”이라고 못 박았다. 북한의 핵보유는 동북아 평화·안정에 충격을 줬고 중국의 이익에 중대한 손해를 끼쳤다는 논리다. 중국 국내엔 북·중 우호 유지를 북핵 반대보다 우선하는 주장이 있지만 결코 주류 의견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시대는 변했으며, 중국의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행동이어야 한다”며 강경한 대북 정책을 촉구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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