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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한길사, 41년 출판史 첫 복합문화공간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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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화동천' 24일 정식 개관…김언호 한길사 대표 "지금까지 시도된 적 없는 통합 개념의 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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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24일 서울 중구 순화동 인문예술공간 '순화동천'(巡和洞天)에서 프리뷰 행사에서 공간 구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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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책을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책이 독자를 찾아 왔습니다. 지금까지 시도된 적 없는 통합 개념의 문화공간을 열고 새로운 인문, 예술, 담론 프로그램을 기획하려 합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24일 서울 중구 순화동 인문예술공간 '순화동천'(巡和洞天)에서 프리뷰 행사를 열고 공식 개관을 알렸다.

출판사 한길사에서 운영하는 순화동천은 도서, 음악, 미술을 아우르는 다목적 문화공간이다. 가장 큰 목표는 한길사에서 출판하는 다양한 책을 알리고 애독자들을 위한 '아지트'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60m에 달하는 긴 복도를 따라 한길사 출판 서적 3만 여권과 다양한 미술품을 전시·판매 중이다. 추후에는 한길사 출판 서적과 성향이 비슷한 다른 인문·예술 서적도 들여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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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화동천' 60m 길이의 복도를 따라 한길사 출판 책 3만 여 권과 미술품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사진=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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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최근 책의 라이프사이클이 너무나 짧아지고 있지만 소수의 독자들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41년간 (한길사에서) 펴낸 수많은 책들 중에 1년에 열 권도 판매되지 않은 책부터 신간에 이르기까지 한길사 책의 전모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순화동천은 '책 읽지 않는 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2년 전 '세계서점기행' 집필을 위해 세계 각국의 독립서점들을 탐방하고 온 김 대표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손에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들고 다니더라"며 "서점은 도시의 어둠을 밝히는 별빛과도 같아서, 좋은 도시에는 항상 좋은 서점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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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화동천' 개관 기념 프로그램으로 19세기 영국 예술가 윌리엄 모리와 프랑스 삽화가 귀스타브 도레의 책 예술전과 19세기 프랑스 풍자화가 4인전 등이 진행 중이다. /사진=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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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숨어있는 다른 공간에는 현재 19세기 영국의 책 예술가 윌리엄 모리스와 프랑스 삽화가 귀스타브 도레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4개의 빈 강의실은 '퍼스트아트', '한나 아렌트 방', '윌리엄 모리스 방', '플라톤 방'으로 이름 붙이고 강연 및 행사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수 년 전부터 복합문화공간을 꿈꿨지만 최근 촛불 정국에서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절하게 느꼈다고 했다. 순화동천의 강의실 이름을 '한나 아렌트'로 정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독일 태생 유대인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는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1963)을 통해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는 '악의 평범성' 개념을 정의했다.

그는 "부당하면 생각을 해야 하는데 (최순실 사태에서) 상관에게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한 손에는 촛불, 다른 한 손에는 책을 들어야 사회를 밝힐 수 있다"며 "순화동천을 이성적인 담론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직기자 출신이기도 한 김 대표는 1976년 한길사를 설립해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포함해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함석헌 저작집',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 등을 출간한 출판계의 큰 어른이자 문화운동가이기도 한다.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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