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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미중일 공동전선 만드는 트럼프의 '북핵 전화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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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전화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는 주요 고비마다 전화 외교를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미·중·일의 한 목소리를 확인함으로써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추가 핵실험 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중국 측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를 결연히 반대하며 동시에 유관 각국은 자제를 유지하고 한반도를 긴장시키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미국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서도 자제와 책임을 요구한 것이다. 북한 인민군 창건일인 25일을 전후해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온 시 주석의 언급은 북한을 향한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자제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지난 6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13일에도 전화통화를 갖고 북핵 대응을 논의했다. 11일 만에 다시 정상 간 통화를 하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 저지를 위한 미·중 양국의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아베 총리와도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에 대해 도발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통화 뒤 기자들에게 “오늘 통화에서 북한에 도발 행동을 자제하도록 요구해 나가자는데 완전하게 의견을 일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아베 총리는 지난 2월 정상회담 이후 지난 6일과 10일 두 차례 전화통화를 갖고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조율했다.

북한 인민군 창건일인 25일이 다가오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의 한반도 배치 등 압박을 총동원하며 북한의 추가도발 억제에 나섰다. 중국도 북한의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북·중 간의 기싸움도 감지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거짓말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이번에는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다. 지난 23일부터 서태평양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칼빈슨호는 조만간 북한에 대한 압박 차원에서 동해로 북상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칼빈슨호 배치가 현실화되자 북한은 수장시키겠다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4일 논평에서 “우리 군대는 결코 항공모함 따위에 놀라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초강경 대응에는 불의적인 선제타격 안도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전날 논설에서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이 전 세계가 벌벌 떠는 미핵항공모함을 단매에 수장해버릴 만단의 전투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대미 선제타격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맞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게리 로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북한의 수장 주장에 대해 “도발적이고 상황을 불안하게 하는 행동과 수사를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북한은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이행하고 대화로 돌아오는 전략적 선택을 하기 바란다”며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은 미국 국가안보에 분명하고 중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평양을 방문한 한국계 미국인을 억류했다. AP와 CNN 등 미국 언론들은 북한 당국이 지난 22일 평양 국제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할 예정이었던 미국 시민권자 토니 김씨를 출국 직전 체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북한에서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행하는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관도 “한 미국인이 평양에서 나가려다가 차단됐다”고 밝혔다. 이번 억류로 북한의 미국인 인질은 3명으로 늘어났다. 인질 문제가 북·미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의 대북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북·중 간 마찰음도 노출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의 칼빈슨호 수장 주장에 대해 환구시보는 24일 “북핵을 용인할 수 없고, 6차 핵실험은 곧 원유 공급 제한”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22일에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따른 미국의 핵시설 타격시 중국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워싱턴|박영환·도쿄|김진우·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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