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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마두로 대통령 나가라" 베네수엘라 시위 격화… 사망자 22명으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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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베네수엘라의 반(反)정부 시위 사태가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사망자가 최소 22명으로 늘어났다고 텔레 수르 등 현지 언론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일 밤 수도 카라카스에서 시위에 참여했던 한 남성이 총격을 받아 숨졌다. 또 남서부 엘 바예 지역에서는 한 제과점을 약탈하려던 9명이 가게 안에서 감전돼 숨지는 등 10여 명이 사망했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21일 새벽까지 20여 곳의 상점이 약탈당했다고 발표했다.

22일에는 카라카스 시내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면서 투석전이 벌어졌다. 수천 명 시위대는 이날 반정부 시위 와중에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으로 흰옷을 입고 추모 행진을 했다. 이들은 팔에 검은 완장을 두르고 "독재의 종말이 왔다"는 등의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대는 마두로 정권 지지자들이 밀집해 지난 3주간 시위에서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던 카라카스 시내 빈민 구역까지 행진해 들어갔다. 시위를 이끌고 있는 프레디 게바라 야당 의원은 AP에 "반정부 시위 군중이 사회주의 정권의 지지 기반으로 시위대에 냉담한 반응을 보여온 빈민가까지 진출한 것은 베를린 장벽을 넘은 것과 마찬가지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카라카스 시내 로마가톨릭 주교 연맹 본부 앞에서는 가톨릭 지도자들이 시위 군중과 함께 묵념하며 미사를 집전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정부가 이달 초 유력 야권 지도자의 공직 선거 출마를 15년간 금지하면서 반발 시위가 시작돼 3주째 계속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야권이 폭력 시위를 벌여 사회 혼란과 정부 전복을 기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김덕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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