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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지구단위계획'에… 반포·서초·여의도 재건축단지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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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재건축 불씨가 타오르고 있었는데, 지구단위계획 발표가 나자 매도·매수세가 모두 주춤하네요." (서울 여의도의 한 중개업자)

서울시가 반포·서초·여의도 아파트 지구를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어 통합 관리하기로 하면서, 개별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던 단지들이 술렁이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어 통합 관리·개발하면 공공시설, 공원, 도로 등을 균형 있게 개발할 수 있지만 그만큼 재건축 사업 추진 기간이 길어진다.

서울시는 이달 말쯤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기로 하면서 "지구단위계획 수립 중에도 기존에 추진 중인 정비 사업은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발표되기까지는 1년 6개월 정도가 걸릴 전망. 업계에서는 이달 기준으로 사업 시행 인가를 받았다면 정상적인 진행이 가능하겠지만, 사업 초기 단계인 대상 지역 내 20여개 단지는 일정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기 어렵다.

충격이 가장 큰 지역은 여의도다. 여의도에는 11개 단지가 '안전 진단' '추진위 설립' 등 재건축 초기 단계를 밟고 있다. 여의도 광장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압구정 지구 선례를 봐도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재건축 사업에 지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반포는 단지별로 표정이 엇갈린다. 반포 아파트 지구에도 신반포4차, 신반포16차 등 8개 단지가 재건축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서울 잠원동의 한 주민은 "반포 1·2·4주구(반포주공1단지)나 신반포3차 등은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사업 속도가 나지 않는 단지들은 지구단위계획으로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반면 대부분 단지가 재건축 사업을 마무리 지은 서초구 아파트 지구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크지 않다. 서초 아파트 지구 22개 단지 중 현재 안전 진단이나 추진위 설립 등 재건축 초기 단계에 있는 단지는 '삼호가든5차' 등 두 단지뿐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초 아파트 지구나 반포 아파트 지구는 많은 단지가 재건축 사업을 마무리 지어 지구단위계획이 큰 효과가 없고, 여의도에만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재건축 단지 소유주들은 지구단위계획을 '악재'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 적절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민 기자(dori238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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