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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전문가들 "농협강도 사용 총기 실제총기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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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일 오전 11시56분쯤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총기를 든 복면 강도가 침입해 현금 2000만원 가량을 빼앗아 달아났다. 복면을 쓴 용의자가 권총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들고 은행 직원을 위협하고 있다.(경북지방경찰청 제공) 2017.4.20/뉴스1 © News1 피재윤 기자


(대구ㆍ경북=뉴스1) 정지훈 기자 = 경북 경산에서 발생한 농협강도 사건에 사용된 총기가 사제총 보다는 실제총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0일 김모씨(43)는 경산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총기를 들고 들어가 직원들을 위협, 1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행 중 김씨의 주의가 소홀한 틈을 노려 농협 남자직원이 김씨가 쥔 총기를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실탄 1발이 발사됐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은 23일 전날 검거한 농협총기강도 사건 용의자 김모씨(43)의 진술을 토대로 김씨 소유 과수원에서 총기와 실탄을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이날 수거된 총기에 대해 "많이 낡아 훼손이 심한 상태였다"며 "사제 총기인지 실제 총기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국과수 감정 결과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개된 영상·사진, 알려진 정황 등을 통해 일부 군 관계자와 총기 전문가 등은 "이번 강도사건에 사용된 총기가 실제 총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총기를 입수할 수 있는 경로는 무궁무진하다"며 "여러가지 총기 입수경로 중 불법적인 경로뿐만 아니라 6·25 전쟁 유류품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전쟁을 겪은 경험이 있다. (6·25전쟁) 격전지인 영천이나 왜관 등 참전용사 유해발굴에서도 무기들이 발견되기도 하고 심지어 탄약이나 총기가 상자째 땅 속에 묻혀있다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1

취재진이 23일 지난 20일 발생한 자인농협총기강도 사건 범행에 사용된 권총과 총탄을 발견한 관정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용의자 A씨(43)의 집에서 약 700m 떨어진 A씨의 과수원 인근 관정에서 권총과 실탄을 발견했다. 2017. 4. 23. 정지훈기자/뉴스1©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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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회수한 총기의 상태가 '훼손이 심했다'는 것과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탄피가 미국 에번즈빌 사(Evansville Ordnance plant)에서 1943년에 제조된 것으로 파악된 것 등을 미루어 볼 때 김씨에게 유입된 과정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쟁에서 유실된 총기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처음 강도 용의자가 외국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불법체류자 중 사제 총기를 제작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 사용한 총기를 관심있게 지켜봤다"면서 "주변 전문가들의 의견은 '권총을 잡고 있는 손 모양을 봤을 때 사제 총기라면 매우 정교하게 만들었을 것'이란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다른 전문가도 "실탄을 구하는 것 보다 실제 탄환이 발사될 수 있는 총기를 만드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라며 "아마 국내에서 발견된 실제 총기라면 예전 미군이 제식권총으로 사용했던 콜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총기와 유사한 모델건(공포탄처럼 불꽃이 나가 액션영화 등에 사용되는 모의총기)의 경우 실제 총기와 외형이 유사하더라도 실제 탄환이 발사되면 총열이 깨진다"며 "총탄 사출을 목적으로 제조된 사제 총기라면 굳이 실제 총기와 유사한 형태로 제작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교한 모양을 갖춘 총기의 모습이 오히려 사제 총기일 가능성을 낮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뉴스1>이 정보기관 관계자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과수에서 총기에 남아있는 화약성분과 현장에서 수거된 탄피의 화약 성분이 동일한 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의 범행입증을 위한 증거능력을 높이기 위한 조사로 분석된다.

경찰은 현재 김씨를 상대로 총기 입수 과정을 밝히는데 수사력를 집중하고 있으며 24일 오전 경산경찰서에서 수사경과에 대한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다.
daegu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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