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으로 대변되는 초연결 시대를 맞아 옷도 진화하기 시작했다. 빅스 리처드(Biggs Richard) 코오롱FnC 이사는 조선미디어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매체 IT조선이 서울 중구 태평로 태성빌딩 3층 연결지성센터 교육장에서 28일 개최한 '테크데이 : Safe Korea 2017' 행사에서 '비욘드(Beyond) PS-LTE, 글로벌 신동력으로 IoT가 뜬다'라는 주제로 IoT와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패션 산업의 현주소를 소개했다.
빅스 이사는 "패션과 기술 산업은 공통점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IoT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이라도 이들을 서로 연결했을 때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인식에 이르게 했다"며 "이미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는 우리가 매일 입는 옷처럼 가장 가까운 사물이 됐고, 이제는 이러한 기능의 일부를 옷에 결합시키려는 시도가 새삼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코오롱FnC는 핸드백에 블루투스 기능을 적용해 핸드백 속 스마트폰에 전화가 오면 조명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시작으로 패션과 IoT의 결합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화재 또는 도난 상황을 감지해 상황실에 알려주는 스마트 텐트도 선보였다. 하지만 핸드백, 텐트와 달리 옷은 사람의 몸에 밀착되는 만큼 편안한 착용감을 유지하면서 스마트 기능을 넣기가 쉽지 않았다.
빅스 이사는 "옷은 세탁 가능해야 하고, 오래 입어도 튼튼한 내구성과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유연성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스마트한 기능으로 무장하더라도 소용이 없다며 "방수 처리된 전자부품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소형화된 폼팩터를 무선 기술로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옷에 분산시켜 내장시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오롱FnC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2006년 '라이프테크(Lifetech)'라는 스마트 자켓을 선보였다. 라이프테크는 재난 상황이나 통신망을 벗어난 곳에서 발생하는 응급 상황에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라이프테크는 2006년 불빛을 내는 LED를 내장한 첫 버전을 시작으로 스마트폰 충전 등 매년 기능을 추가해 2015년 버전 8에서는 카메라와 블랙박스 기능까지 갖춰 시장에 출시됐다.
최근 코오롱FnC는 KT, 노키아와 합작해 LTE 카테고리(Cat)1과 협대혁(NB)-IoT 기술을 적용한 라이프테크와 마운틴자켓 두 신제품을 선보였다. 해상환경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LTE Cat1 라이프테크는 구명조끼 기능과 함께 심장박동수를 측정하는 센서와 GPS 모듈을 탑재했다. 응급상황 발생 시 LTE 통신을 기반으로 드론, 배, 위성 등의 재난망에 자신의 위치와 생체정보 등을 전송할 수 있다.
일반 통신망이 닿지 않는 산악 지형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마운틴자켓은 생체정보 인식 센서와 위치정보 모듈은 물론, 대용량 배터리까지 내장해 저전력으로 광역 통신이 가능한 NB-IoT 연결을 유지한다. 마운틴자켓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는 KT의 IoT 플랫폼인 'IoT 메이커스(Makers)'와 연동돼 구조대가 조난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라이프테크와 마운틴자켓은 응급구조대원 등 공공안전 부문은 물론, 극한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나 탐험가 등을 위한 제품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커넥티드 패션(Connected Fashion)이라는 새로운 시장도 열었다. 코오롱FnC는 아직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지만, 그동안 쌓은 노하우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빅스 이사는 "응급사태 발생 시 구조대에게 정확한 정보를 빠르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커넥티드 패션은 극단적인 재난상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상의 위험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옷 고유의 역할까지 흡수할 것이다"라며 "IoT는 기존의 제품을 새로운 기능을 가진 다른 제품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T조선 노동균 기자 safero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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