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신임 대표가 28일 서울 소공동 한식당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향후 사업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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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신임 대표가 2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향후 음성인식 기술 발전에 대해 "네이버i를 통해 검색어를 입력하는 툴 정도로 사용하지만 앞으로는 검색결과를 보고 듣게 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네이버는 600억원 규모의 '분수펀드'를 조성한다고도 밝혔다. '분수펀드'는 한 대표가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꽃'에 속도를 내기 위한 사내 펀드다. 프로젝트 꽃은 창작자 및 중소상공인과 상생발전을 모색하는 사업이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다양한 AI(인공지능) 기술을 베타테스트 형태로 네이버 서비스에 접목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취재진과 만난 한 대표의 일문일답.
-앞으로의 의사 결정 구조는?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과 차세대 미래 전략을 담당한다. 또 사내 이사로 네이버 글로벌 투자와 함께 유럽 진출과 북미 진출에 매진한다. 본인은 네이버 대표로서 경영 계획을 만들어 나가는 역할을 한다.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일을 잘하고 좋은 성과를 거둘지 노력할 것이다."
-올해 상반기 가시적으로 목표한 성과는?
"기술 관련해서는 파파고와 웨일이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부분은 모터쇼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J TF(테스크포스)에서 하고 있는 클로바 프로젝트는 올 여름쯤 볼 수 있다. 외부 업체와의 제휴는 우리 결과물을 좀 보고 해야할 것이다.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시기와 방법은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분수펀드는 사실상 기부금 성격도 있어 보이는데 굳이 펀드로 지칭한 이유가 있나?
"최근 일련의 사태를 통해서 재단이나 기부라는 단어가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다. 재단 이슈 때마다 사용자 댓글을 보면 재단에 기부하는 행위를 좋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기부라는 항목이 있지만 그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고민했다. 이번에 만든 분수펀드는 단순 기부가 아니다. 투자자문 회사들과 일을 해보니 펀드로 운용하면 어디에 얼마만큼의 금액이 들어가고 성과가 났는지 체계적으로 볼 수 있었다. 내가 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는 불우이웃 돕기 성금 같은 게 아니라 어떤 성과가 나는지 보자는 개념이다."
-파트너스퀘어는 다른 지역도 고민하고 있나?
"파트너스퀘어 센터는 강남에도 있다. 강남은 주로 키워드 광고로 쇼핑 창업을 하는 비율이 높다. 지방분들도 와 쓰고 있다. 최근 쇼핑 윈도를 보면 부산 지역 내에서 패션 산업에 대한 관심이 많고 성공 사례도 많았다. 그래서 우선 부산에 자리를 마련했다. 당장 다른 지역을 언급하기는 어렵다. 일단 부산 지역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키워드가 투명성이다. 투명성 강화를 위해 계획 중인 게 있나?
"현재 실시간급상승검색어 변경을 기존 15초에서 30초로 늘렸다. 키워드 순위 공개도 10개에서 20개로 확대했다. 이어서 내일 검색어 트래킹 기능을 반영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의장사로 있는 인터넷기업협회 주도로 디지털경제협의회가 출범했다. 어떤 의미인가?
"인기협, 인터넷쇼핑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핀테크산업협회 등 여러 단체가 있지만 다 같이 모여 얘기해본 경험이 없다. 네이버 조차도 지금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은데 국내 다른 기업들은 네이버 보다 더 많은 고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인터넷 산업의 속도가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어디까지가 인터넷 산업이라고 말하기도 힘들 정도다. 앞으로 같이 얘기를 나누면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난 커넥트 행사 이후 반년 정도 지났는데 그때 생각했던 로드맵과 비교해 여러가지 성과가 어떻게 나왔나? 중장기적 계획을 말해달라.
"6개월 동안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내부 변화가 많았다. 그 흐름 속에서 기술이 서비스 속에 적용되는 등 여러 성과가 있었다. 아직 성과라고 쓰기는 섣부르지만 네이버가 갖고 있던 여러 기술이 사용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단계에 왔다고 생각한다. 당장 발표하는 것들이 바로 성과를 낼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계획하고 예상한 흐름대로 가고 있다."
-네이버의 자율주행자동차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가. 독자적인 사업인가 솔루션인가?
"지금은 사업을 어떻게 하겠다고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네이버가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구와 기술 개발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여러 공간 중 차라는 공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역시 차라는 공간 안에서 알아야 할 이용자들의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 랩스에서 여러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 어떤 부분에 서비스 적용이 가능하고 나아가 독자 사업이 가능할지 정도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플랫폼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음성인식은 어떻게 활용할 방침인가.
"음성인식은 네이버 지도 등 이미 여러 서비스에 적용돼 있지만 아직 활용도는 낮은 편이다.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경우 지하철 등 공공 장소에서는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노출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자동차 안에서는 음성이 훨씬 편한 입력 방식이 된다. 미래에는 타이핑을 안 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네이버는 이를 대비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금 현재는 1차적으로 네이버i를 통해 검색어를 입력하는 툴 정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검색결과를 보고 듣게 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 IT업계의 화두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미 많이 나왔듯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등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사람들이 생성해내는 데이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스마트폰을 통해 찍어 올리는 사진의 양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구글이나 애플은 우리가 찍는 사진이 어디서 찍히는지 알고 있고 어떤 음악을 듣는지 안다. 그전에는 추천이라는 단어로 쓰였지만 이제는 AI라는 단어로 쓰인다고 본다. 과거에는 언론에서 기술과 관련된 얘기를 하면 그런 시대가 언제 오겠어 했지만 이제는 좀 다르게 다가온다. 실용화가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새 의장, 창업자와 어떤 얘기를 나눴나.
"대표 취임을 준비하면서 6개월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은 굉장한 행운이었다. 그 기간 동안 같이 일했던 분들의 말씀을 들었다. 이해진 창업자, 변대규 의장과 네이버라는 회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함께 생각했다. 벤처로 시작해 지금의 성장을 이루기까지 그 시간들 속에 이해진 의장의 노력이 녹아 있다. 앞으로 변대규 의장 역시 네이버 안에 녹아들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선례를 남길지에 대해 논의했다. 변 의장님께는 네이버가 기술 플랫폼 회사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조언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연예기획사 YG 투자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넷플릭스 창업자 인터뷰에 보면 기술과 콘텐츠가 합쳐져 새로운 근육이 된다고 했다. 기술이나 콘텐츠 단지 하나만으로는 온전해질 수가 없다. 콘텐츠를 확보한 상황에서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어떻게 잘 보여줄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YG는 굉장히 좋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생각에 투자하게 됐다."
-올해 매출 목표는?
"네이버는 내부적으로 매출 목표를 잡지 않는다. 매출을 목표로 하면 그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추구했던 바가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숫자나 돈을 버는 것을 목표로 잡으면 동료들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 저 역시 매출 목표는 없다. 다만 기술 플랫폼과 투명성을 과제로 띄웠다. 예컨대 댓글에 네이버를 비난하는 댓글을 줄이는 게 목표가 될 수 있다."
-웨일 관련해 이용자 기반 성과에 대해 피드백을 아직 받지 못했다.
"웨일은 현재 베타 서비스 상태다. 숫자적인 목표보다는 웨일이 기존 브라우저들을 대체할 만 한 서비스인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향후 정식으로 론칭할 수 있을 때 성과와 관련된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뉴스 서비스 정책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큰 틀에서 전반적으로 얘기 해 달라.
"네이버 역시 뉴스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 작년에 여러가지 실험을 하면서 뉴스 서비스에 대한 논의를 했는데 이전보다는 콘텐츠를 조금 더 잘 보이는 구조로 변경하는 걸 얘기하고 있다. 콘텐츠 확보에도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뉴스 관련된 부분은 향후 별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해인 기자 hi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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