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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네이버 첫 여성 CEO 한성숙, "'착한 네이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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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의 새로운 수장이 된 한성숙(50) 대표가 28일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명하고 공정한, ‘착한 네이버’가 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갖고 “네이버가 기술 플랫폼으로 행보를 제대로 해 나가려면 투명한 경영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투명한 경영이 무엇이고 우리가 어떻게 역할을 나눠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릴지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명 경영의 일환으로 29일부터 실시간 검색어 순위 변화를 볼 수 있는 ‘트래킹’ 기능을 도입한다고 소개했다. 그간 검색어 순위 조작 논란이 있었던 터라 실시간 검색어 관련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10위까지만 공개했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를 최근 20위까지 공개하는 등 투명성 강화 조치를 하나 둘 시행하고 있다.

그는 “올해 매출 목표는 없다. ‘100억·200억 달성’ 같은 숫자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 (굳이 올해 목표를 꼽자면) 네이버를 비난하는 댓글을 줄이는 게 목표가 될 수 있겠지만, 실제 댓글 관련 목표를 잡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해 10월 대표로 내정됐고, 지난 17일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됐다. 국내 주요 IT(정보기술) 기업에서 여성이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것은 한 대표가 처음이다.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창업주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등기이사직만 유지하면서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과 차세대 사업을 맡는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네이버의 사회적 책무 강화 대책도 내놨다. 공익사업에 쓰던 사내 기부금 예산을 ‘분수 펀드’라는 이름의 새로운 체제로 정비하고, 공익을 추구하는 벤처인 ‘소셜벤처’ 등에 효율적으로 투자하겠다고 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공익 기부금으로 낸 돈은 354억원. 올해 ‘분수 펀드’에는 이 금액과 같은 규모인 최소 350억원을 배정해 소셜벤처를 위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이나 공익단체 사업 등을 지원한다. 소상공인·창업인을 돕는 예산 250억원도 별도로 배정해 총 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이런 방식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한 대표는 “지원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기부금 형태보다) 어떻게 돈이 쓰이고 어떤 성과가 나오는지가 명확한 펀드 형태가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 번역 앱 ‘파파고’나 브라우저 ‘웨일’ 같은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차, AI(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여름에는 ‘AI 스피커’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구글·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IT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네이버의 숙제라면서 “이것을 버티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1989년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검색 서비스 업체인 엠파스의 창업 멤버로 일하다 2007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네이버에서는 검색품질센터장·서비스본부장 등을 거쳤고, 2015년 1월부터 PC·모바일 서비스 총괄 부사장으로 일해왔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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