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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입김 불면 색 변하는 필름…"위조방지에 적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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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술·화장품 진품 판별용 스티커로 상용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입김을 불면 색이 변하는 필름이 개발됐다. 담배, 양주, 화장품 등이 진품인지 가짜인지 판별할 수 있도록 붙이는 스티커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융합화학연구본부의 박종목 박사 연구팀은 2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연구성과 브리핑에서 "입김을 불면 나타나는 색 변화를 바탕으로 진품을 구분할 수 있는 필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필름은 시각적인 효과가 뚜렷하고, 특별한 도구 없이 누구나 손쉽게 판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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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판에 붙어있는 투명한 필름에 입김을 불면 파란색, 초록색, 빨간색 등의 다양한 색이 나타난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보석 오팔이나 모포(Morpho) 나비, 공작새 깃털 등은 빛의 굴절률에 따라 다른 색을 낸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에 착안, 고분자 물질의 두께에 따라 굴절률을 변화시켜 다양한 색을 내는 필름을 개발했다. 얇은 플라스틱 필름에 굴절률이 높은 고분자 물질과 굴절률이 낮은 고분자 물질을 교대로 쌓은 것인데, 습도가 높으면 물질이 부풀어 올라 두께가 높아져 각각 다른 색을 낼 수 있다. 가령 습도가 45%일 때는 투명하지만, 습도가 80%일 때는 파란색, 85%에서는 초록색, 90%에서는 빨간색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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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원리.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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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에 따라 색상이 파란색부터 빨간색까지 다양하게 변한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이 위조판별 필름을 제작할 때는 고가의 색소가 들지 않는다.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가로 1cm, 세로 1cm 크기의 문양을 제작할 때 든 비용은 10원 이하였다. 이에 연구진은 고분자 물질을 잉크로 삼아 프린트로 찍어내는 듯한 공정을 활용하면 기존 색 변환 잉크나 홀로그램 스티커를 제작할 때 드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입김을 불 때만 이미지가 나타나므로 복제나 복사가 어렵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박 박사는 "이 기술을 다른 보안기술과 조합하면 위변조 상품 불법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약 3년 뒤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화학연구원 정부선정임무형 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3건의 특허로 출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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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박종목 박사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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