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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영상] 선체 구멍ㆍ움푹 파인 곳 없어… 외부 충격설 잦아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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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본 세월호 선체

방향타ㆍ프로펠러도 파손 안돼

10도가량 우측 휘어진 방향타

“급변침으로 침몰한 증거” 의견도

“좌현 선미 열린 램프통해 침수”

침몰 원인 새로운 의혹도 나와
한국일보

26일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 인근 반잠수선 위에 선적된 세월호 모습. 해저면에 묻혀있던 좌현 뱃머리가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진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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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미 부분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다. 급격한 방향 선회는 줄곧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해양수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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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체가 마침내 물 밖으로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들이 해소될지 관심이다. 26일 외관상으로 드러난 선체 바닥 구조물을 두고 전문가들은 “적어도 외부 충격설은 잦아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세월호가 참사 당시 왜 ‘급선회→전복→침몰’했는지는 여전히 선체 정밀 조사가 필요한 상태다.

해수면 아래 잠겨있던 세월호 좌현이 물 밖으로 올라온 것은 지난 25일 오후9시15분이다. 26일 오전 어업지도선을 타고 세월호 1㎞까지 접근해 바라본 좌현은 23일 수면 위로 드러난 우현보다 더 처참한 모습이었다. 좌현은 참사 당시 44m 밑 해저면과 직접 충돌한 부분이다. 좌현 측 뱃머리(선수) 갑판의 펜스는 움푹 찌그러져 있었고, 지난해 6월 선수 들기 과정에서 인양줄이 파고 든 수직 방향의 균열도 2줄이나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일부 선체가 손상된 흔적은 있지만 외부충격으로 볼 정도의 상흔은 없어 일각에서 제기됐던 외부 충격 의혹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잠수함, 어뢰, 암초 등과 충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용적톤수 6,800톤에 이르는 대형 여객선을 침몰시킬 만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한 선박 전문가는 “선체에 움푹 들어간 부분이나 구멍 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며 “방향타나 프로펠러도 파손되지 않아 외력에 의한 흔적은 없다”고 말했다.

외관상 우측으로 5~10도 휘어진 방향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참사 당시 우측 방향으로의 급변침(급격한 방향 선회)은 줄곧 세월호 침몰의 직접 원인으로 꼽혀왔지만 선체가 수장되면서 증명할 길이 없었다. 진교중 전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장은 “방향타가 우현으로 꺾인 건 세월호가 오른쪽으로 급변침하면서 왼쪽 방향으로 기울다 전복됐다는 걸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석주 한국해양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조타 미숙으로 배가 전복되는 일은 선체의 무게 중심이 아주 높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며 “선체 무게 중심 문제라면 침몰 전 선장이나 항해사가 항해 중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외부 충격설은 잦아들겠지만 다른 원인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1994년 일본에서 건조된 세월호는 차량 블랙박스에 해당하는 항해자료기록장치(VDR)가 없는데다 종이에 잉크로 기록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기록은 바닷물에 휩쓸려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박 교수는 “대부분의 기계 시설은 부식으로 인해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체 인양 과정에서 좌현 선미 차량 통행 출입문(램프)가 열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램프가 침몰 원인일 수도 있다는 의혹도 새로 제기되고 있다. 개구부가 절단된 램프 안쪽으로 승용차 1대와 소형 굴삭기 1대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형 화물칸 안으로 서서히 침수가 진행돼 참사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조선업계에 근무하는 한 전문가는 “화물이 과적된 상태에서 물이 들어오니 중심을 잃으면서 조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참사 원인 규명은 이달 말 꾸려질 선체조사위원회에서 담당한다. 21일 공포된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8명의 선체조사위원들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 조사와 관련해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항’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게 돼 있다. 진도=공동취재단ㆍ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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