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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학원 뺑뺑이' 손주 안쓰러워… 사교육 반대하는 할아버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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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조정래 작가 등 "사교육 폭탄 던지지 말라"

한때 아이를 명문대 보내려면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과 함께 할아버지의 재력이 필수라는 말이 유행했다. 좋은 대학 보내려면 사교육을 많이 시켜야 하고, 부모의 재력으로 모자라 할아버지까지 도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였다. 하지만 손주들이 사교육에 시달리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내 손자·손녀들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싶지 않다"는 할아버지들도 적지 않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아들 부부의 선택이지만, 나는 손자·손녀들에게도 사교육 가급적 안 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같은 예체능은 가르치더라도 정답을 주입하는 수학·영어 교과목 사교육은 시키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것이다.

'태백산맥'을 쓴 조정래 작가는 지난해 한국 교육 현실을 비판한 소설 '풀꽃도 꽃이다'를 냈다. 그는 출판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고 1과 중 1 두 손자에게 '사교육 폭탄'을 던지지 말라고 며느리에게 강력히 경고했다"고 밝혔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그거(사교육) 아무 필요 없는 거다. (사교육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만들고 그게 안 되면 억지로 시키지 말라 했다. 손자들이 어렸을 때부터 집에 오면 반드시 서재에서 만났다. 공부는 재미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서재에서 동화 읽어주고 노래 불러주며 길렀다."

신영무 전 대한변협회장은 "막내딸과 외손주들 교육을 시키면서 극심한 사교육 경쟁과 공교육 붕괴 등 기가 막히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신 전 회장은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운동연합 설립을 주도해 교육 개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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