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병들 연대감 강화 목적” 일각 “전통 희석시키는 부작용 우려”
국방부가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 강화를 위해 해군 장병의 원형 전투모를 해병대의 팔각형 전투모(팔각모·사진) 형태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해병대의 팔각모를 해군 전 장병이 쓰도록 군인 복제령 개정안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팔각모는 해병대를 비롯해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과 해난구조대(SSU) 장병들이 착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6일 “해군과 해병대는 군사작전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아 복식(服式)에 통일성을 기해 장병들의 ‘한 식구’라는 연대감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병대는 해군 예하에 편성돼 있고, 해병대사령관(중장)은 해군참모총장(대장)의 지휘를 받는다. 1949년 창설된 해병대는 육해공군처럼 별도 군 조직으로 운용되다 1973년 해군에 통합됐다.
하지만 해상이나 수중작전 위주의 해군과 달리 해병대는 상륙작전과 육상 전투가 주임무인 데다 오랜 역사를 거치며 독특한 조직 문화를 갖게 됐다. 빨간색 명찰과 ‘세무워커’로 불리는 전투화 등 특유의 복장도 다른 군에서는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편제상 해군의 일부임에도 별개 조직이라는 인상을 줘 군 내부에선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그 일환으로 팔각모 통일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다.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을 강화하려면 실전적 훈련을 통해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선결과제인데 군이 복장 통일 등 형식적 조치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해군과 해병대가 오랜 세월 쌓아 온 전통을 희석시키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예산 문제도 만만찮다. 해병대(약 2만8000여 명)를 제외한 해군 병력(4만여 명)의 전투모를 팔각모로 교체하는 데 수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개정안의 입법 예고 기간 중 예비역 단체 등 군 안팎의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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