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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홍콩 차기 행정장관에 '캐리 람' 당선…본격적 친중 행보 보일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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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사진출처=/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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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26일 간선제로 치뤄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친(親)중국파인 캐리 람(林鄭月娥·59) 전 홍콩 정무사장(총리격)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홍콩 행정장관에 여성이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완차이에 있는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실시된 행정장관 선거에서 람 전 정무사장이 과반인 601표를 웃도는 777표를 얻어 경쟁 후보인 존 창(曾俊華·65) 전 재정사장(재정장관 격)과 우궉힝(胡國興·70) 전 고등법원 판사를 꺾고 승리했다고 전했다. 창 전 사장은 365표를, 우 전 고등법원 판사는 21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날 선거는 선거위원회 선거인단이 모여 치루는 일명 ‘체육관 선거’로 진행됐다. 선거위원 전체 1200명 중 일부 결격자를 제외한 1194명 가운데 99.9%인 118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중 23표의 무효표가 나왔으며 유효표는 총 1163표로 집계됐다.

오는 7월 1일 정식으로 취임하게 되는 람 당선인은 역대 첫 여성 행정장관으로서 앞으로 5년간 홍콩을 이끌게 되며, 선거를 통한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홍콩을 방문해 홍콩 주권반환 20주년 기념일에 치뤄지는 람 당선인의 행정장관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람 당선인은 선거 전부터 중국 당국의 노골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범민주파가 지지하는 후보인 창 전 사장은 대중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선거가 간선제로 치뤄진 탓에 승리를 람 당선인에게 내줘야 했다. 홍콩의 선거위원회는 친중 성향의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의 낙점을 받은 후보가 당선되기 쉬운 구조다.

이에 반발한 범민주파 선거인단은 투표용지에 “시민 불복종. 두려움은 없다. 나는 진정한 보통 선거권을 원한다”라는 글을 적어 무효표를 만들어 제출하기도 했다. 선거가 치뤄진 컨벤션센터 밖에서도 범민주파 시위대 수백명이 모여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번 행정장관 선거는 2014년 9월 말 완전한 직선제를 요구하며 촉발된 일명 ‘우산 혁명’ 이후 처음 치뤄진 행정장관 선거다.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중국과 영국은 홍콩의 자본주의 체제를 인정한다는 내용의 ‘일국양제( 一國兩制·하나의 국가 두개의 제도를 인정한다)’원칙과 홍콩에 자치권을 부여한다는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20년이 흐른 현재 중국이 갈수록 홍콩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 들면서 홍콩에서는 범민주파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람 당선인은 우산혁명 당시 시위대 1000여 명을 체포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일관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취임 후 노골적인 친중 행보로 국민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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