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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日 차관급 인사, 45년만에 대만 방문…中견제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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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도쿄=연합뉴스) 정주호·김병규 특파원 = 그동안 중국을 의식해 대만에 고위 관료를 파견하지 않았던 일본 정부가 45년 만에 차관급 고위 인사인 부대신을 대만에 보냈다.

25일 교도통신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아카마 지로(赤間二朗) 총무부대신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臺北) 시내에서 열린 이벤트 '다채(多彩)일본'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일본 지방 관광지의 매력을 소개하는 이벤트로, 일본의 대(對)대만 교류 창구 역할을 하는 기관인 일본대만교류협회가 주최했다.

일본은 지난 1972년 대만과 국교를 끊은 뒤 중국을 배려해 정부 고위관료가 정식으로 대만을 방문하지 않도록 자제해왔다.

통신은 부대신급 이상이 공무로 대만을 방문한 것은 단교 후 처음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카미 부대신은 일본 자민당 의원으로 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에서 총무 부대신과 내각부 부대신을 겸하고 있다.

아카미 부대신은 이 행사에서 "여기에서 일본의 문화, 전통, 역사를 체험해 꼭 일본에 방문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대만은 국가이익 외에도 서로 밀접하게 교류해온 중요한 동반자 관계"라고 말한 뒤 동일본 대지진 당시 대만인들의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현재 후쿠시마(福島) 재해구역은 이미 복구가 완비돼 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빈틈없는 검사를 거쳐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다. 대만인들도 언젠가 먹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이 전례를 깨고 부대신을 대만에 보낸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영토 분쟁 등으로 부딪히고 있는 중국을 견제해 대만과 관계 개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 입장에선 자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 전략게임의 거래 카드로 소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도 지난 20일 재일본 대만교민 대표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현 정부 출범 이래 대 일본 관계는 가장 중요한 외교현안의 하나"라며 앞으로 일본과 관광, 경제, 민간교류 등에서 다각적으로 협력을 확대해나갈 뜻을 밝혔다.

특히 중국의 압박을 일본과 관계 강화 카드로 풀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마찬가지로 중국으로부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을 당하고 있는 한국이 동북아 외교전선에서 급격히 중국을 벗어나 일본과 밀착할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카미 부대신은 행사 후에 기자들에게 "일본과 대만이 정부간 상호 교류는 없지만 비정부간, 민간의 실무관계를 유지해 가는 것은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대만 방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중국 관계도 매우 중요하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의 대일본 교류 창구 기관인 동아시아관계협회 추이런(邱義仁) 회장은 "(부대신의) 대만 방문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본과 대만 모두 많은 곤란에 직면해있기 때문에 그 운명이 더 많이 긴밀히 결합된 것을 보게 된다"고 우의를 강조했다.

대만은 중국의 반대에도 이달 내로 일본에 설치돼 있는 동아시아관계협회의 명칭을 '일본대만교류협회'로 바꾸기로 한 상태다. 일본은 올해부터 대만 내 대사관 역할을 하는 '교류협회'의 명칭을 '일본대만교류협회'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日 고위인사, 45년만에 대만 방문
(타이베이 교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그동안 중국을 의식해 대만에 고위관료를 파견하지 않았던 일본 정부가 45년만에 차관급인 부대신을 대만에 보냈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카마 지로(赤間二朗) 총무부대신은 25일 대만 타이베이(臺北) 시내에서 열린 이벤트 '다채(多彩)일본'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은 아카마 부대신이 행사에서 인사하는 모습. 2017.3.25 bkkim@yna.co.kr



bk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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