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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Stock] 예금 이자론 성에 안차고…신흥국 `러·브·사` 채권 담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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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브라질·사우디아라비아 국채 3色 매력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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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채권 투자가 자산가들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 1%에 불과한 국내 예금금리와 비교해 8배 이상의 이자를 꼬박꼬박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데다 국채다 보니 주식 투자 대비 원금손실에 대한 위험도가 낮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유럽 등이 정치·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선진국보다 신흥국 국채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는 분석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준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에서도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는 신흥국 투자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투자 관심도가 높아진 곳은 단연 러시아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 효과와 더불어 원유 등 원자재값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러시아 경제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러시아가 안정적인 유가를 바탕으로 향후 금리 인하까지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져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솔깃하다.

신환종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글로벌크레딧 팀장은 "러시아의 경우 지난 2~3년간 저유가와 서방의 경제제제로 인해 심각한 경기 침체기를 보내야 했지만 푸틴 정부가 최악의 상황을 잘 견디면서 양호한 대응 능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으로 상승한 점 역시 러시아 경제의 점진적인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채권 전문가들은 올해 러시아에 투자할 경우 연 8% 전후의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 팀장은 "앞으로 1~2년에 걸쳐 200bp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러시아에 대한 투자 매력은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루블화로 발행된 러시아 국채에 투자할 경우 유의해야 할 점은 단연 환율이다. 러시아 루블화는 신흥국 가운데 환 변동성이 높은 통화다. 3월 21일 현재 루블화는 달러당 57.23루블을 기록하며 올해 초(1월 2일 61.28루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통화 가치가 언제 다시 급락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루블화 가치는 이머징 통화 가운데 유일하게 달러보다 강세를 나타낸 통화였다. 그러나 상승세를 탄 국제유가가 다시 급락하면 루블화 변동도 커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 국채의 경우 15.4%의 이자소득세가 부과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지난 21일 기준 러시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96%다.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브라질 국채에 대한 투자도 매력적이다. 브라질 국채는 러시아 국채와 달리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것은 물론 연 10%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러시아는 지난해 9월 기준금리를 낮춘 이후 동결을 유지하고 있지만, 브라질은 지난 1월과 2월에 이어 연내 추가적인 인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블룸버그를 비롯한 시장조사기관들이 예상 중인 올해 말 브라질 기준금리는 9.65%로 현 수준보다 260bp 낮은 수준"이라며 "만일 시장 예상치에 맞춰 인하가 이뤄진다면 지난해 10월 인하가 개시된 이후 올해 연말까지 총 금리 인하 폭은 460bp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팔려나간 브라질 국채만 1조원을 넘어섰다. 매일경제가 올해 1월부터 지난 9일까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브라질 국채 판매액을 집계한 결과 1조3029억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동안 판매된 금액이 75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작년 한 해 판매량의 두 배가 두 달 새 팔려나간 것이다.

현재 브라질 국채 10년물의 기대수익률은 연 10.4%다. 작년 수익률(약 70%)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과지만, 저금리 기조가 만연한 국내 상황을 감안할 때 이만한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는 투자처가 흔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특히 비과세 혜택도 매력적이다. 2013년 브라질 정부가 토빈세(단기성 외환 거래에 부과하는 세금)를 폐지해 이자소득, 매매차익, 환차익에 대해 한도 없이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세금에 민감한 고액 자산가들이 브라질 국채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경제가 이제 막 성장궤도에 진입한 만큼 3년 이상 장기 투자로 접근할 것을 제시했다. 새 정부의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다만 투자자들은 브라질 국채 몸값이 많이 올랐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러시아 루블화와 마찬가지로 브라질 헤알화의 높은 변동성 역시 브라질 국채 투자의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100% 환노출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는 얘기다.

신환종 팀장은 "원·헤알 환율이 350원 이하일 때 투자해야 기대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3월 21일 현재 원·헤알화 환율은 1헤알당 364.54원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발행한 국채 역시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사우디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손실 위험이 없는 데다 연 3% 이상의 금리(10년물 기준)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가 앞으로도 발행할 일이 거의 없는 희귀한 채권인 만큼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재 사우디 10년 만기 국채를 판매 중인 곳은 유안타증권과 신한금융투자다. 최소판매금액은 유안타증권 5만달러(약 5700만원), 신한금융투자 20만달러(약 2억3000만원)다. 10년물 표면금리는 3.25%이며, 세전 수익률은 3.48%(22일 기준)다. 미국 국채 10년물( 2.418%) 대비 1%포인트가량 높은 수익률이다. 유안타증권에선 상품을 출시한 이후 약 2주 동안 40억원에 가까운 투자자금을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사우디의 국가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 A1(안정적)으로, 일본과 동일하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사우디 국채에 투자할 땐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제시했다. 3년 이상 보유하면서 10%가량의 수익률을 올린 뒤 다른 투자처로 갈아타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의 유동성을 고려한 뒤 투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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