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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왜 같은 걸 보고 다르게 인지할까…매혹적인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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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연합뉴스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태어날 때부터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이 갑자기 눈을 뜨게 된다면 무엇을 보게 될까.

쉽게 상상하듯 꽃과 하늘, 바다 등 아름다운 세상의 풍경을 처음 접하고 감격할까.

하지만 실제론 전혀 그렇지 않다. 뇌과학자들은 눈을 뜬 시각장애인이 처음에는 마치 신생아와 같은 상태라고 말한다.

물체에 반사된 가시광선을 눈으로 감지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전혀 이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눈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색과 형태의 정보를 판독해 주제와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

(아르테 펴냄)는 전문적이고 어려운 용어로 뒤덮여 있을 것 같은 뇌과학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뇌의 작동 방식은 때로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다.

책은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는 관찰자의 눈이 아니라 뇌의 판단에 달려 있다면서, 이해를 돕기 위해 흑백의 추상적인 문양으로 보이는 난해한 그림을 제시한다.

연합뉴스

당신은 무엇을 보는가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에서 발췌



그림을 처음 보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지만, 암소의 그림이라는 걸 알고 보면, 암소라는 걸 바로 알아채지 못한 게 이상할 정도로 분명한 암소 그림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이는 뇌가 평소 우리에게 감각기관을 통해 입력되는 정보를 곧이곧대로 무질서하게 다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필터를 사용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만 걸러서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뇌의 과부하를 피하고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다.

저자이자 한국계 독일인 뇌과학자인 장동선 박사는 인간의 뇌가 지금처럼 진화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사회집단이 커지고 상대해야 할 사람이 늘어날수록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고 친구와 적을 구분해 적절히 대응하는 데 더 큰 두뇌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종종 다른 사람의 뇌를 복사해 놓고 연구하는데, 이런 뇌를 '사회적 뇌'라고 명명한다. 염정용 옮김. 352쪽. 1만6천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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