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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경산편의점노동자 살해사건 100일…"CU 사과·유감 표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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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경산CU편의점사건’ 해결을 위한 모임(유가족·피해자의 친구·알바노조·알바노조 편의점모임·알바노조 대구지부)이 23일 오전 11시 선릉역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어떻게 연락 한 번 없습니까?’라는 기자회견 및 항의방문을 열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우남희 기자 =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이 BGF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CU(씨유)에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물었다.

‘경산CU편의점사건’ 해결을 위한 모임(유가족·피해자의 친구·알바노조·알바노조 편의점모임·알바노조 대구지부)은 23일 오전 11시 서울 선릉역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경산CU편의점 알바노동자 살해사건 100일, 어떻게 연락 한 번 없습니까?’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경산CU편의점사건’은 지난해 12월 14일 새벽 3시 30분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한 CU 편의점에서 야간 근무를 하던 알바노동자가 살해당한 사건이다. 알바노동자와 손님이 20원짜리 비닐봉투값을 지불하는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분을 이기지 못한 손님이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범행을 저질렀다.

알바노조와 유가족에 따르면 CU본사는 사건 이후 단 한 번도 유가족 측에 연락을 취하지 않았으며 단 한마디의 공식적인 유감표명도 없었다.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과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CU는 사건 다음날 ‘본사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고 피해자 측과 긴밀한 연락을 하겠다’고 했지만 모두 거짓이었다. 유감 표명도 없는 태도에 더 상처받았다. BGF리테일 홍석조 회장과 박재구 대표는 유가족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오늘 기자회견을 앞두고 CU 측으로부터 ‘책임은 가맹점에게 있다’라는 입장을 전달받았다. 본사는 가맹사업구조의 맹점을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취하면서도 안전과 관리의 부담·비용은 가맹점과 알바노농자가 짊어지도록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알바노동자들은 오로지 CCTV와 경찰 신고에만 의지한 채 각종 범죄와 폭력, 성희롱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알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무리한 야간영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의 친구와 피해자의 아버지가 참석했다. 피해자의 친구는 “친구의 죽음이 충격적이라 믿어지지 않는다. 편의점 알바노동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 CU는 사건의 책임을 가맹점에게 넘기지 말고 대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라”고 말했다.

유가족은 “외동아들을 잃어 세상 살아갈 의미가 없다”고 격양된 목소리로 감정을 전한 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사과 한 마디 못 들었다. 본사는 가맹점에게 책임을 넘기면 안 된다. 또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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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우측)이 ‘편의점 ㄷ자 카운터 구조’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은 또한 ‘편의점 ㄷ자 카운터 구조’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이달 초 사건이 일어난 편의점에 방문해 현재의 안전상태를 점검했다. 신고를 할 수 있는 전화, 벨, CCTV가 전부였다. 유사시 탈출할 수 없는 ㄷ자 카운터 구조는 여전했다. 한 쪽이 트인 탈출구가 있는 형태의 계산대였다면 피해자는 갑작스런 습격에도 도망칠 수 있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경산CU편의점사건 해결을 위한 모임은 시민사회대책위원회로 조직을 확대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CU를 대상으로 한 범사회적인 투쟁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한편 CU측은 “먼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 대한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 당사는 사고 이후 유가족에 대한 보상을 위해 가맹점주 지원을 통해 노력했으며 이로써 유가족에게 보상 기준에 따라 산재보험금이 지급됐다. 스태프의 안전 대책 및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가맹본부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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