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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오늘은 하와이, 내일은 프랑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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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을 옮겨놓은 듯한 이색 카페들

스위스 산장에서 오렌지차… 런던의 카페에서 비틀스 노래를

여자는 느끼고 싶어 한다. 의식주가 실용에 머물지 않으며,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 음식을 앞에 두고 '셀카' 찍는 여자를 욕하지 마시라. 매번 그저 그런 배경으로 사진 찍을 수 없는 여자는 장소를 찾아 헤맨다. 이국적이고, 아름답고, 우아한 곳. 비행기 탈 필요 없다. 서울에 있다.

■ 하와이의 색(色)을 경험하다

조선일보

하와이에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서울 서교동에 있다. 하와이를 콘셉트로 한 식당 ‘노스쇼어’. 이국적인 색감을 자랑하는 이곳에서 피서지의 주인공이 된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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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야자수, 파인애플…. 하와이를 생각하면 총천연색이 떠오른다. 디즈니 만화 '릴로 앤 스티치'와 '모하나'에서 여러 색으로 표현됐을 만큼 하와이는 알록달록하다. 서울 서교동 '노스쇼어'(02-3144-0842)에 들어서니 하와이에 온 듯했다. 하와이 서핑 명소의 이름을 따온 이 식당은 건물 전체가 '하와이 색깔'을 담고 있다. 1층 노란 벽에는 훌라춤을 추는 여성이 그려진 포스터부터 전통악기인 우쿨렐레 등 하와이 대표 아이템이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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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느낌 ‘노스쇼어’ 벽면엔 하와이풍 아이템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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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는 하와이에서 직접 공수한 포스터·엽서가 걸려 있다. 테이블 위엔 꽃 목걸이가 놓여 있다. 하와이에선 방문객을 환영하는 뜻으로 이를 목에 걸어주는데, 꽃 목걸이를 각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것은 이곳을 찾는 손님을 환영한다는 뜻. 목걸이를 목에 걸고 사진 찍고 밥을 먹으면 된다. 식당 안에는 하와이 로컬 라디오가 울려 퍼진다.

김형진(43) 사장은 "하와이에서 느꼈던 기억을 손님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하와이 라디오를 틀어놓는 것은 물론 하와이 카페의 원색 느낌을 착용하고 지역 음식들을 참고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오감으로 하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와이 3대 버거집 음식을 참조한 '하와이안 아보카도버거', 노스쇼어 지역 유명 맛집의 새우 요리를 변형시킨 '슈림프 스캄피'가 인기 메뉴다.

■ 프랑스 고성(古城)의 고풍스러움을 느끼다



조선일보

프랑스 고성 느낌의 ‘산타마리아’. 다양한 작품과 거울이 벽면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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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논현동 ‘산타마리아’(02-3445-2154)에 들어서니 프랑스 어느 고성에 온 듯한 느낌이다.

작은 흑백 판화와 중세풍 느낌을 자아내는 유화, 그리고 크고 작은 거울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천장에 걸려 있는 샹들리에는 고풍스러운 느낌을 더한다. 핑크빛으로 칠한 벽과 무채색에 가까운 차분한 색의 그림이 멋스럽게 어우러졌다. 이곳 사장이 직접 프랑스, 루마니아, 베네치아 등을 다니며 모아 온 그림과 소품들이다.

나무로 돼 있는 가구는 영국에서 가져온 것으로 앤티크한 느낌을 더해준다. 높이만 7m에 달하는 창문으론 빛이 가득 들어온다. 가게 내 지하로 내려가면 유리를 깨 일일이 벽에 붙여 모자이크 형식으로 꾸민 ‘유리방’이 나타난다. 사장이 직접 유리를 깬 뒤 모양에 맞춰 일일이 손으로 붙였다고 한다.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모로코 타일을 연상시킨다. 화려하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타 마리아’는 1996년에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 하우스 와인부터 빈티지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보유하고 있다.

■ 한옥 속 스위스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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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에 둘러싸인 한옥을 개조해 스위스 산장 느낌을 낸 ‘릴리 마를렌’. 주인이 직접 유럽을 다니며 모은 소품과 그릇으로 실내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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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4가 골목에 있는 카페 ‘릴리 마를렌’(02-3672-7337). 초록색 넝쿨에 둘러싸인 한옥의 빨간 문을 열고 들어서자 스위스 산장에 방문한 것 같았다. 따뜻한 느낌이다. 1995년 문을 열었다. 80년 이상 된 한옥을 주인이 직접 고쳐 유럽을 다니며 모은 소품들로 채워넣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 손님이 방문 기념 글을 남긴 벽은 사진 찍기에 멋스러운 배경이 된다. 한쪽 벽을 메운 도자기 그릇은 20년 전 유럽에서 가져온 것이다.

저녁때면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데, 이따금 와서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샹송·탱고 음악이 울려 퍼진다. 위스키, 와인 등 술도 판다. 주인 최명성(37)씨는 “유럽에서 카페는 커피만이 아니라 술도 파는 곳”이라며 “이곳은 유럽 카페 방식을 따라간다”고 말했다. 카페라테에 술을 섞은 깔루아커피와 1995년부터 선보인 오렌지차가 대표 메뉴다.

■ 비틀스와 자전거로 영국 정취 느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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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하늘색 건물에 금빛 장식으로 영국 분위기를 낸 ‘카페 트위드’. ②영국 분위기 ‘카페 트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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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카페 트위드’(02-1644-4202)는 영국을 콘셉트로 한 카페. 하늘색 건물에 금빛 장식이 더해진 독특한 외관 덕분에 찾기 쉽다. 하늘색의 시원함과 금색의 고급스러움이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가게 외관 한쪽에는 영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가게 안에서도 영국 국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벽은 물론, 음료에도 작은 모형이 꽂혀서 나오기도 한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자전거가 손님을 반긴다. 사장의 취향을 따른 것이다. 프랑스에서부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자전거 포스터가 계단을 오르는 벽면 등을 채우고 있다. 2층은 다락방처럼 꾸며져 있다. 영국 록밴드 비틀스의 팬이라면 2층으로 가야 한다. 비틀스 멤버들의 사진에서부터 관련 비디오테이프, 그리고 장난감 모형이 벽에 붙어 있다. 음료의 머그컵에서도 비틀스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 합정에서 만끽하는 일본 이자카야

조선일보

해가 지기 시작하면 한적했던 서교동 이자카야 ‘개화기 요정’ 건물에 걸린 등불이 켜진다. 금세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건물을 모티브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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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서교동 이자카야 ‘개화기 요정’(02-325-6677) 건물에 걸려 있는 등불에 불이 켜진다. 손님들이 하나둘씩 들어오면서 조용했던 식당이 이내 북적거린다. ‘개화기 요정’에 앉아있으니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떠올랐다. 애니메이션 속 건물을 모티브 삼은 건물이다. 가게 안을 걸을 때마다 ‘삐그덕’ 소리가 난다. 일본어로 적힌 포스터와 간판들이 벽에 붙어있다.

2층에는 일본 전통식 바닥인 다다미방도 구비돼 있다. 가게 외관이 이곳의 ‘포토존’. 해가 진 후 등불의 빛이 바랠 때 방문하는 것이 좋다. ‘어시장 3대’ ‘도쿄야끼’ 등 서교동 골목을 거닐다 보면 일본에 온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이자카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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