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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봄 맞아 꽃피우네, 낭송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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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배우 근현대소설 낭송, 오디오북 시리즈 100편 완간

'낭송 Q시리즈…' 4권도 나와

조선일보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에 참여해 소설을 낭독하는 배우 윤석화(위)와 조재현. /커뮤니케이션북스


낭송(朗誦) 문학이 새봄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다.

연극배우들이 한국 근현대 소설을 낭송한 오디오 북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시리즈 100편이 이번 주 완간됐다. 한국 민담과 설화를 낭송하기 위한 책 '낭송 Q시리즈 민담·설화' 4권도 한꺼번에 나왔다.

'100인의 배우…' 오디오 북 100편은 한국연극인복지재단과 EBS, 커뮤니케이션북스 출판사가 2014년부터 제작하기 시작해 이번에 마무리를 지은 것. 민담과 설화 낭송 책은 고전문학평론가 고미숙씨가 낭송을 통해 '책이 곧 몸이다'라는 것을 익히자는 뜻으로 기획한 뒤 경기도·경상남도·경상북도·제주도 4곳의 옛이야기를 채록하고 편집해 북드라망 출판사에서 펴냈다. '낭송 Q'시리즈는 동양 고전 '논어' 등을 펴낸 데 이어 이번엔 한국 민담과 설화에도 도전한 것.

'100인의 배우…' 오디오 북 100편은 191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 소설 명작을 연극배우들이 녹음해 EBS 라디오를 통해 방송한 것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권당 990원에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했다.

김유정의 '동백꽃', 이상의 '날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김동리의 '무녀도', 황순원의 '목넘이 마을의 개', 김승옥의 '무진기행', 최인호의 '타인의 방',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김주영의 '도둑견습',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 서영은의 '먼 그대', 임철우의 '사평역', 이창동의 '소지', 양귀자의 '원미동 시인' 등이 배우들의 음성으로 전달된다. 참가 배우들은 박정자, 강부자, 손숙, 윤석화, 이호재, 윤주상, 유인촌, 김명곤, 문성근, 조재현, 최민식, 정진영, 문소리, 김소희 등 100명이다.

배우 김소희는 '무녀도'의 무녀(巫女)가 부른 비나리를 직접 소리로 재현했고, 배우 이희준은 '동백꽃'의 강원도 사투리를 배워 맛깔나게 연기했다. 이 오디오 북의 강점은 "활자로 그린 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난 듯한 느낌을 전한다"는 것. 낭독 배우들의 감정을 살리기 위해 배경 음악을 쓰지 않았고, 원작의 초기 표기를 살려서 읽었다. 연극과 문학의 만남을 보여준 오디오 북 판매 수익은 한국연극인복지재단에 기부해 연극인 복지를 위해 쓸 예정이다.

'낭송 Q시리즈의 민담·설화' 4권(각 권 1만1000원)은 종이책이지만, 낭송회를 통해 활용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각 지역의 사투리를 살려 해당 지역의 지자체와 교육 기관,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낭송 제주도의 옛이야기'편을 비롯해 기본적으론 표준어를 사용했지만, 중요 부분을 사투리로 구사하면서 괄호 속에 표준어를 병기했다. '한라산 꼭대기에 가서 있다가 나 말대로만 헙서(하세요). 거기서 오줌을 누면서 낭(나무)을 그것으로 막 패어 두드리면서 오줌을 작작 골깁서(갈기세요). 경허민(그러면) 산돼지이고 노루고 다 잡아질 텝주(터이지요)'라는 식이다. 토속어의 맛을 느끼게 하면서 옛이야기에 보존된 구전(口傳)의 지혜를 새삼 일깨우는 책이다.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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