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점진적 인상·경기부양책 지연 우려…국내 증시 숨고르기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허니문은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기대감으로 상승한 뉴욕 증시가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워싱턴(정치)의 문제가 결국 뉴욕(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1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14%(237.85포인트) 하락한 2만668.01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국채수익률이 떨어지며 골드만삭스(-3.77%) 등 은행주가 급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한다고 밝힌 영향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완화 등을 포함한 친성장 정책의 실행에 대한 신뢰가 줄어든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S&P 500 지수 역시 금융주들이 2.5% 넘게 급락세를 보이며 1.24%(29.45포인트) 하락한 2344.02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지수는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결국 1.83%(107.70포인트) 하락한 5793.83으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새로운 건강보험 도입이 발목 잡힌 것이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미국 하원은 23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트럼프케어 표결을 실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어조의 발언까지 던지며 전폭적 지지를 당부하고 있지만 트럼프케어가 표결을 통과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원 표결을 통과하려면 최소 216명의 찬성이 필요하며, 공화당에서 21명이 넘는 의원이 반대하면 법안은 통과되지 못한다.
웨드부쉬 증권의 이언 와이너 주식거래담당 책임자는 "새로운 건강보험법이 표결에서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다른 정책들이 지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세금 개혁이 늦어질수록 시장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피터 부크바르 린제이 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경기부양책과 세금 개혁을 무시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잠재적인 문제가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전망했다.
주식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흐름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몰렸다. 미국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3.2bp(1bp=0.01%) 하락한 2.428%를 나타냈다. 금리인상에 민감한 국채 2년물의 수익률은 2.4bp 밀리며 1.264%를 기록했다. 수익률이 하락하면 국채값은 상승한다.
국내 증시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9시43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0.32포인트(0.47%) 내린 2168.06을 기록 중이다. 전날 상승을 주도했던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이 나란히 조정을 받으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