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외국인의 한국 주식 사랑…경쟁국에 비해 덜 오르고 저평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신흥국 가운데서 우리나라 주식을 가장 많이 샀다.

전자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2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주요 신흥국 8개국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를 조사한 결과 한국 증시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46억1133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다음으로 인도가 42억2680만달러, 대만 41억9705만달러, 브라질 14억151만달러, 인도네시아 3억2112만달러 순이었다.

하지만 태국(3억4214만달러)과 필리핀(1억4986만달러) 증시에서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를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말부터 지속된 정치 불안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국내 경제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대외 악재까지 겹친 상황에서도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대내 불안요소 하나가 사라졌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렸고 사드 배치문제로 중국과 갈등이 고조된 상황인데도 주식 순매수는 오히려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21일까지 외국인은 상장사 주식 5조56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달에는 3조6324억원어치를 사들여 1월 1조4930억원, 2월 4420억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외국인이 이처럼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이유는 해외 주요국 증시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점이 꼽힌다. 물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차기 정권이 펼칠 각종 경기부양책에 기대감을 가진 투자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실적은 좋은데 주가는 싼 한국 증시에 매력을 더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 들어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외국인 매수세에도 기대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7일 기준으로 6.8% 올라 주요 신흥국 가운데 중간 정도에 위치했다. 인도가 11.4%, 필리핀 7.4%, 대만 7.1%, 베트남 6.9%에 비해 낮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도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거래소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10개국 증시 PER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는 9.84배로 가장 낮았다. 인도(20.73배)의 절반도 안됐고 가장 낮은 상하이종합지수(12.91)보다도 아래다.

이는 한국 주식이 가장 저평가됐다는 뜻으로 외국인이 매력을 느끼는 요인이다.

하지만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최대 변수로 등장하면서 만약 이들이 팔자로 나선다면 주가 하락 폭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차기 정부의 경기 부양과 기업 이익 전망치 상향에 외국인 수급을 좌우하는 달러 약세 등 다양한 긍적적 요인들이 증시에 우호적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며 “특히 달러는 당분간 약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순매수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