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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안하거나, 못하거나’…혼인건수 42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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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적령기 인구 줄고 취업난·주거난

지난해 혼인 7% 감소한 28만여건

‘3포세대’ 결혼 인식 빠르게 변화

20대 ‘결혼해야’ 6년새 59%→42%

2025년 50살여성 10명중 1명 ‘독신’

이혼 감소 추세…55살 이상은 늘어



지난해 혼인건수가 28만여건을 기록해 1974년 이후 4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 1천명당 혼인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뒤로 가장 낮았다. 고령화 추세에 따른 혼인적령기 인구 감소, 청년실업·주거난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전년 대비 7.0% 줄어든 28만1600건으로 집계돼 1974년(25만9100건) 이후 4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전체 혼인건수가 30만명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이다. 7.0%에 달하는 전년 대비 감소율도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이후로 16년 만에 가장 가팔랐다. 인구 1천명당 혼인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5.5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뒤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려자를 찾아 가정을 꾸리는 일조차 버거운 한국 사회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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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건수의 급격한 감소 추세의 원인으론 인구 구조의 문제와 사회·경제적 현실, 인식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혼인적령기에 해당하는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20대 후반, 30대 초반 인구는 남녀 모두 2% 남짓 줄어들었다. 또 청년 실업률 고공 행진이 장기화되는 추세다. 실제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12.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지만,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거난·취업난 등이 이어지면서 결혼에 대한 인식도 낮아졌다. 2년마다 발표되는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가운데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0년 59.3%에서 2012년 57.7%, 2014년 51.2%, 2016년 42.0%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베이비부머의 자식세대인 1979~1982년생이 혼인율이 낮은 30대 후반으로 이동했고, 본격적인 저출산 세대로 불리는 1983년생 이후 세대가 혼인적령기 인구 구성을 점유하면서 혼인적령 인구가 꾸준히 줄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경기침체, 청년실업 등 사회경제적 요인과 젊은층의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까지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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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혼인건수에 비례해 이혼건수도 감소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이혼건수는 10만7300건으로 2015년에 비해 1800건(-1.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황혼이혼’·‘졸혼’ 등 추세를 반영하듯 고령인구들의 이혼이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이혼건수(남자)를 보면, 55살 미만 대부분 연령대에서 전년보다 이혼건수가 줄었지만, 55~60살과 60살 이상에서만 각각 300건, 600건 이혼이 늘었다. 여자의 경우에도 이혼이 늘어난 연령대는 55~60살, 60살 이상과 45~49살 세대뿐이었다.

이에 따라 이혼 부부의 혼인지속기간과 평균 이혼연령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는 47.2살, 여자는 43.6살을 기록했다. 20년 전인 1996년 당시 남자 38.6살, 여자 34.8살과 비교하면 10살 가까이 늘었다. 혼인지속기간도 14.7년으로 10년 전인 2006년(12.1년)보다 2.6년 늘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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